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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민들레

石田 2008. 4. 20. 00:06

 텃밭의 잡초를 뽑아내며 밭이랑을 손보느라 두어 시간 허둥대고 나니 벌써 한낮이 되었다.

시원하게 냉수 한 컵을 마시고나니 텃밭 아랫집 풀밭에 노란 꽃이 눈길을 끈다.

아니 노란 놈들 말고 흰 놈들도 많이 보인다.

가서 보니 민들레이다.

노란 민들레를 살펴보니 서양 냄새가 난다. 꽃받침이 토종이 아니다.

흰색의 민들레를 보니 조선냄새가 물씬 풍긴다. 완전 토종이다.

 내친김에 텃밭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랫집 풀밭의 민들레 말고는 눈에 띄지를 않는다.

틀림없이 아랫집에 사시던 할머니가 캐다 심은 것이 분명하다.

야생화를 좋아하던 할머니의 꽃밭 가꾸기의 실력으로 볼 때 집 앞의 화단이 아닌 닭장 옆 뽕나무 아래 풀밭에 심은 것이 분명하다.

 아랫집 주인은 그 풀밭을 일구어 상추를 심으려 한다.

민들레까지 사그리 제초제로 박살을 내기 전에 구제하기로 하였다.

하얀민들레를 몇 포기 캐어서 텃밭의 연못가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이왕 삽 든 김에 노란민들레도 몇 포기 캐어 뿌리와 꽃을 거두었다. 오십도 내린 소주로 민들레 술 한 되를 담갔다.

 민들레는 점차 토종이 귀해졌다.

눈에 띄는 민들레는 거의 서양 교잡종이고, 꽃받침이 고추선 토종민들레는 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교잡종이나 토종이나 민들레면 그만이지 굳이 토종을 찾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토종의 순수함을 보고 간직하기를 원한다면 토종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텃밭 연못을 이왕이면 토종민들레로 치장하고 싶어 정성들여 몇 포기 심어놓고 눈길 몇 번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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