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텃밭

2018. 7. 23. 20:41카테고리 없음

 일주일 만에 찾은 텃밭은 온통 더위에 덮여있다.

잡초에 치인 녀석들을 어찌 손 좀 봐줄까하고 꼼지락거렸더니 이마에서 흐르는 땀에 더하여 목덜미, 등허리, 배까지 적시며 흐르다가 정강이로 타고 흘러내린다.

더위 먹어 기진할 일 없으니 호미자루 잡은 지 삼십분쯤 지나 이내 장갑을 벗어던진다.

 흥건히 젖은 옷을 모두 벗고 미지근한 물로 살살 샤워를 한다.

목욕을 하는 욕조와 공간이 아주 작아 물 튀기게 요란을 떨지 못하며 살살 할 수밖에 없으니 단숨에 시원함을 느끼진 못하지만, 적응이 되어 천천히 느긋하게 멱을 감는 즐거움을 가질 수는 있다.


* 무궁화가 많이 피기 시작했다.


 요새는 아침 다섯 시쯤부터 두 시간 정도, 오후 해지기 전에 시간 반 정도가 텃밭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일할 수 있는 시간에는 힘을 쓰면서 일하는,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한다.

주로 예초기 돌리는 일, 호미자루 꽉 잡고 찍어대며 잡초를 뿌리째 뽑아야할 일 등이다.

한낮에는 고추밭 가운데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른다.

더위를 피해 연못가그늘을 찾아보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열기가 먹혀있어 연못 한 바퀴 돌며 개구리와 수련을 구경하고는 시원한 농막으로 들어가 농막콕을 한다.


* 연못에 노랑어리연은 계속 번진다. 골풀 왼쪽 그늘에  왕개구리가 나와있다.

* 요놈 은 내 주먹만한 큰 놈이다. 사색을 하고있나?                                            


 요즘 같은 더위에는 적당히 땀 흘리고 나서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로 몸을 식히고 

28~30도 정도의 선풍기 바람을 쐰다.

에어컨만을 강하게 틀지 않고, 외부온도보다 5도 정도 아래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같이 사용하면 좁은 농막에서 냉방병을 피하기도 하면서 전기사용도 줄일 수 있어 좋다.

 어젯밤엔 올해 처음으로 열대야의 더운 맛으로 뒤척이면서 잠을 자다가 깼다.

송학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이 열열한 더위에 밀렸나보다.

자다 깨어서 새벽까지 에어컨을 가동했으니 덥긴 무지 더웠나보다.

 아마 태어나고 나서 제일 더운 밤이었다는 것이 맞는가보다.


* 농막 뒤에 심은 곰취도 더위에 축 늘어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