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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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텃밭
연달아 아침기온이 영하인 걸 보면 가을은 이미 저만큼 떠났고, 찬바람 몰아치는 날을 준비하는 겨울이 이미 왔는가 보다.낮기온이 영상 10도 내외이니 완전 겨울이 되려면 12월 초순은 되어야겠지만 농막을 둘러싸는 기운은 해지면서부터 싸늘해진다.혼자 자는 잠자리라 더 아늑해야 하니 침대메트 위에 온수매트를 깔고, 그 위에 얇은 요와 침대요를 깔아 바닥추위를 없앴지만 잠자리가 충분히 포근하지는 않다.그래서 농막 안에 소형전기난로를 두 개 가동한다.강으로 가동하면 전기가 자동으로 차단되기 쉬운지라 농막 안의 전기분배기(두꺼비집)의 입력선을 아예 두 개의 출력선으로 나누어 분산시켜 사용하고 있다.그래도 써늘하다면 에어컨의 히타를 추가로 켠다.좁은 농막이라 연탄이나 화목 난로, 가스난로를 쓰기 곤란하니 머리 굴려 ..
2024.11.21 -
씨마늘 파종
올해는 확실하게 더운 날이 오래 지속되었고, 그러한 더위가 이상스러운 기후라는 걸 확실히 알려주었다. 상강이 지난 지 열흘이 넘었을 때에도 추위가 일찍 찾아드는 송학산 아래쪽의 텃밭에 서리한 번 내리질 않았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많은 프로농군들의 농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고, 결코 일반적인 방법으로 하는 농사에 도움이 되지를 않고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올겨울은 예전에 비하여 더 춥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겨울이 늦게 오는 걸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요즈음의 기상예보도 매일매시간 바뀌는 게 다반사라 그에 의존하지 않는 버릇도 생기기도 한다. 텃밭에서 지내는 요즘 딱히 바쁘게 할 일이 없으니 몸이 근질거린다. 고구마를 캐고 난 밭을 평이랑 셋으로 만들어 밑거름을 예년과 달리 좀 많이 주고..
2024.11.16 -
곤줄박이는 땅콩도둑
올 땅콩농사는 빈작으로 알도 작고, 두 알 들이 땅콩보다 외 알 들이 땅콩이 더 많다.땅콩을 캐어내 비닐하우스 안의 작업대 위에다 펼쳐놓고 말리는 중이다. 수확량에 실망하여 물로 씻지도 않고, 자방병이 달린 것들도 떼어내는 손질도 안 하고 방치해 놨었다. 어제와 오늘 들깨 거둔 걸 다발로 묶어서 비닐하우스 안에 걸어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딱새 한 쌍이 드나들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지만 그 횟수가 잦고 땅콩알을 물고 가기에 자세히 보니 딱새가 아니다. 그리고 부리로 땅콩알을 뒤적이며 잘생긴 두 알 땅콩만을 물어간다. 두 팔 간격에 내가 서서 작업을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콩 물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연신 드나든다. 그 놈들이 번갈아가며 물어간 잘생긴 두 알 땅콩이 아마 백 개도 넘을 것이다. 안 ..
2024.10.14 -
초가을 텃밭
새벽이 춥다. 기온을 보니 영상 10도 아래다. 추석이 지나도 폭염경보하에 놓였던 가을 더위가 추분이 되자 서늘한 가을공기로 밀려났다. 아직도 한낮의 햇볕이 뜨겁지만 맑은 하늘과 상큼한 습도를 머금은 불어오는 바람이 있기에 이마에 흐르는 땀이 싫지만은 않다. 고구마 밭 한 이랑을 캤다. 호박고구마는 흙 속 깊게 박혀있어 호미로 캘 일이 아니니 아예 도라지 캐는 사지창을 동원하였다. 고구마 크기가 일정하게 달려있지도 않고, 달린 개수도 제 멋대로이지만 예상보다는 흡족한 수확이다. 오월초에 잡초를 대강 토벌하고 비닐멀칭도 없이 깊숙하게 모종을 심은 것이 그런대로 효과를 본 모양이다. 일곱 개 이랑을 더 캐야 하니 내일 하루종일 땀 꽤나 흘릴 것이다. 땅콩은 한심스러운 성적이다. 땅콩꽃이 필 무렵에 잡초를 뽑..
2024.09.24 -
처서 지난 배추밭
김장용 배추와 무 씨앗을 파종한지 한 달 지났다. 씨앗을 떨군지 삼 일만에 앙증맞은 떡잎을 보여주었고, 보름이 지날 때에 급히 귀가하는 바람에 벌레들을 막아줄 한랭사를 씌우지도 못 하였고 목초액도 뿌려주지를 못했다. 그리고 2 주일동안 텃밭을 비웠는데, 연이은 폭염경보하에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랐을 것이고 배추와 무는 비실대거나 고사했을 것으로 짐작되어 시장에서 배추모종 반 판을 구입하였다. 엊그제 느즈막한 오후에 도착하여 바라본 텃밭은 예상대로 풀천지이고, 배추와 무를 심은 밭은 바랭이와 쇠비름이 점령을 하여 배추와 무의 잎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잡초를 토벌하고 배추모종을 심으려다 염천하에 풀뽑기 싫어 하루를 농땡이치고 오늘 새벽에야 호미를 들고 궁디방석차고 배추밭으로 향했다. 어? 쇠비름과 바랭이들을..
2024.08.24 -
들깨모종 만들기
매년 오월 말 즈음에 들깨씨앗을 밭에 직파하여 모종을 만들어 심는다.폭 세 자, 길이 아홉 걸음 되는 밭을 고르고 들깨씨앗을 골고루 뿌리고 갈퀴로 슬쩍 긁어주었다.그 다음 상토를 세 번에 걸쳐 골고루 흩어 뿌려주었다.내일 새들이 개판을 만들기 전에 강선을 걸친 다음 고라니 망을 씌워주면 된다. 들깨밭은 들깨모종을 정식하기 전에는 완전 풀밭이다.들깨모종을 심기 일주일 전쯤에는 예초기 칼날로 크게 자란 잡초들을 뿌리부분까지 잘라 토벌하여 들깨모종 심기 편하게 괭이로 구덩이를 파낸다.일기예보를 참작하여 비가 적당히 내리는 날 이후에 들깨모종을 정식한다.그럴 즈음 들깨모종의 크기는 두 뼘 반 내외의 크기로 자란다.시장에서 팔거나 프로들이 직접 만드는 모종이 아니라 어찌 보면 들깻잎을 바로 따서 먹을 수 있는 크..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