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의 뜰(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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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연못풍경
텃밭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곳이 연못이다.십여 평 연못으로 텃밭연못 치고는 준수하게 큰 규모다.처음 만들 때부터 밭의 작은 늪지대를 파내고, 밭에서 캐낸 1~2톤 무게의 큰 돌로 테두리를 쳤다.연못 주위에 소나무 네 그루와 주목 두 그루가 있고, 연못 둘레에는 범의귀와 백리향으로 치장을 했다.그리고 흙이 있는 공간에는 수선화, 백합 등의 꽃과 규모가 작은 참나물밭과 취나물밭이 연하여 있다. 연못의 물은 자연용출되는 물과 농막뒤편 샘터와 텃밭 뒷부분 늪지에서 나오는 물로 채워져서 일 년 내내 마르지 않고 겨울에도 자연배수되는 배수과부분은 얼지 않는다.연못둘레와 바닥을 시멘트로 채운 것이 아니고 돌과 흙으로 채운 것이라 이른바 친환경생태연못이라 할 수 있다.그래서 연못에는 가재, 도롱뇽, 개구리, 여러 가지 ..
2025.05.17 -
돌나물
텃밭에 돌나물이 무척 많이 번지고있으나 내 농사놀이에 방해되는 바 없어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집에 갈때 거둬가야지 하고는 언제나 까먹어 한 번도 아내에게 한 보따리를 건넨 적이 없다.아마 요즘이 나물무침이나 물김치로 먹을 적기인 듯한데 이번에는 꼭 한 보따리 가져가야겠다.* 토종민들레밭 앞쪽에 번지는 돌나물* 돌축대 윗쪽을 나름 멋지게 장식하는 돌나물. 石上菜라고 하기도 한다니 이름이 제껵이다.
2025.05.17 -
간절기
밤에는 추워서 히터를 켠다.그런데 한낮은 섭씨 25도 내외로 해가 컨테이너 농막을 데워 후끈하니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린다.요즘이 송홧가루가 날아다니는 때라 꽃가루가 심하면 문을 닫고 잠시 에어컨을 켜기도 한다.들깨를 심었던 밭은 애기똥풀, 개망초 등이 한창 자라 푸른 초원에 노랑꽃밭을 연출하는 모양이 부분적으로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연못가 한쪽 그늘에는 흰 수선화가 뒤늦게 꽃을 피우고 봄이 아직 여기 있노라고 작은 목소리로 외쳐대지만, 연못 수면에는 노랑어리연의 반짝이는 작은 잎들이 개체수를 급속으로 불리면서 여름이 이미 왔다는 신호를 하고 있다.농막 뒤뜰에는 하얀 딸기꽃들이 피고 지고 하면서 조그맣게 많은 딸기들을 만드는 모양새가 작년보다 훨씬 더 진한 딸기향을 풍길 듯하다.지난해 초겨울에 포기..
2025.05.13 -
4월하순 텃밭풍경
2주간을 비운 텃밭은 요란하게 자라는 잡초들 천국의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지난 9일 전지작업을 하다 순간적인 방심으로 왼손 엄지를 충전가위로 베는 바람에 실밥을 빼낸 지 닷새 지났어도 완전히 아물지를 않아 조심을 하며 지내고 있다.그러니 부지런히 잡초들을 제어하는 작업을 못하고 놔두는 바람에 텃밭이 온통 냉이, 광대나물, 쑥, 꽃다지, 크로바, 개망초 등으로 덮여가고 있는 중이다.감자와 땅콩을 심었던 이랑엔 이십여 일이 지나도 싹트는 기미조차 없고 토벌되었던 잡초들이 슬슬 고개를 내밀며 기세를 보일 태세를 갖추고 있다.5월 초순에 심을 고구마, 고추, 옥수수 등을 위한 밭이랑을 손봐야 하기에 부상당한 손 핑계를 대지도 못하고 잡초들 토벌작업을 시작했다.비 내린 후라면 선호미 같은 농기구로 며칠 긁어대..
2025.04.26 -
정신나간 개망초
텃밭 진입로에 갑자기 이쁜 흰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린다. 망초인지 개망초인지 몰라 다음과 네이버의 꽃 검색을 하니 개망초가 맞는 듯하다. 구별의 실익이 없고 둘 다 텃밭의 야생화로 나물로도 먹으니 족쳐댈 잡초가 아니고 작물들과 공생시키는 잡초들이다. 분명한 것은 여름에 꽃을 피우는 야생화인데 겨울길목에 단체로 꽃을 피우며 뽐내고 있는 중이다. 아침기온이 영하 5 도라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찬바람에 살랑거리며 흔들어댄다. 늦게 싹터 자라서인지 키가 작다. 흔한 야생화이지만 들여다보면 참 이쁘게 보일 때가 많다. 어라? 서양민들레가 땅바닥에 붙어서 노란 꽃을 피운다. 허! 요놈 벌은 추운데도 꿀 따러 다니네? 모양새가 쫓겨난 수벌 같다. 날씨만 이상한 게 아니다. 잡초들과 벌들도 정신들이 나갔나 보다. 영하 1..
2024.11.21 -
초겨울 텃밭
늦게 겨울이 오나 했는데 오늘은 겨울이다. 새벽에 밖을 보니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아침 먹고 설거지하려 수도를 틀었더니 꼼짝 안 한다. 예년보다 늦은 겨울이 더 춥다고들 하는데 텃밭에서 서리를 처음 보는 날의 기온이 영하 5도다. 늙은 나이라 더 추운 게 아닐까? 어제는 연못 옆 소나무 아래에 돌을 정리하여 둘레를 쌓았다. 2톤 넘는 큰돌 사이를 내 딴에는 가지런하게 이쁘게 둘러쳤다 큰 돌멩이는 150킬로, 80킬로쯤 되고 작은 돌은 들기에 가벼운 것들이다. 큰 쇠막대기를 지렛대로 삼아 이리저리 밀으니 일할만 하다. 모양이 그럴듯하여 두 평 울타리 안을 정리하고 밭에서 계속 나오는 돌멩이를 채우면 좋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 가루를 뿌리면, 흔적 없는 내무덤으로 쓰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추위..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