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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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밭돌밭의 뜰 2024. 5. 1. 12:12
농막 개수대 뒤에 10여 크기의 토종민들레 꽃밭이 있다.토종민들레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매년 세력을 넓히며 텃밭주인의 보살핌을 받는 귀한 존재로 산다.텃밭의 토종민들레꽃이 만발하고 나서는 멋스런 씨앗풍선을 여기저기 이백여 개쯤 만들었다.녀석들이 날이 맑고 바람이 잘 불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저놈들은 아주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놈들이다.바닥에서 높이 올려 꽃을 피우고는 바람을 타며 패러글라이딩을 한다.그리고 잔잔한 바람결 타고 살포시 내려앉아 아래쪽의 끈끈한 발로 점찍어 놓은 데에 떡하니 꽃씨를 붙여놓아 이듬해에 후손을 퍼트리는 재주를 가졌으니 말이다. 엊그제 비 내리고 나서는 오늘내일은 비소식이 없다!저놈들이 번식여행을 떠나느라 기상청하고 이미 내통한 모양이다.다음번에 여행할 놈들은 다음 차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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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돌밭의 뜰 2024. 4. 5. 21:11
봄바람을 외면할 수야 없지! 마냥 늦을 것 같던 매실이 드디어 꽃망울을 터트렸다. 울타리 역할을 하는 개나리도 1/3쯤은 노란꽃잎을 열었다. 토종민들레도 노란꽃들을 왕창 올리기 시작했다. 따뜻한 날씨가 연속되니 누가 봄 아니랄까봐 시위를 하듯이 텃밭을 꽃밭으로 만들어간다. 꽃만 넋 놓고 바라보면 좋겠지만, 딱히 농사 손볼 일 며칠 내깔겨도 좋겠지만, 그래도 텃밭에 왔으니 땀 좀 흘리며 부지런을 떨며 하루 최소 네다섯 시간은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연못청소도 이틀간 하여야 하겠고, 비닐하우스 보수도 이삼 일은 해야한다. 생각난 김에 비닐하우스를 먼저 다듬기로 했다. 비닐하우스 바닥을 휀스로 둘러쳐서 모양을 좋게 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지고 있던 고물 EGI휀스로 둘러쳤다. 한뼘 깊이로 묻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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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은 아니지만돌밭의 뜰 2024. 3. 21. 11:56
세 달을 비운 텃밭이 궁금하여 영하의 날이 풀리자 바로 찾았다. 산골에 속하는 텃밭인지라 밤과 이른 아침까지는 여전히 영하의 날씨지만 해가 뜨면서 한낮에는 영상 10~15도를 기록하는 봄날이 분명하다. 땅이 완전히 풀렸다는 이웃 촌로의 말에 마늘이 웃자라 방한비닐 밑에서 고생할 것 같기에 서둘러 비닐을 벗겨냈다. 마늘 싹이 반 뼘이나 자랐고, 광대나물, 꽃다지, 큰개불알꽃, 쑥 등 잡초들이 듬성듬성 뭉텅이로 마늘 주변에 자라나있다. 한쪽으로 마늘주아를 반 됫박 뿌린 곳에서도 연약한 마늘 새싹이 올라와 기세 좋게 클 준비를 한다. 앞으로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진다 하여도 아침부터 기온이 오를 테니 한겨울을 지낸 마늘이 얼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크게 자란 잡초들을 뽑아주고는 유박거름을 골고루 흩어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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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취꽃돌밭의 뜰 2023. 9. 15. 07:00
취나물 먹느라 몇 년 전에 텃밭 소나무 아랫쪽에 참취모종 열댓 개를 심었었다. 지금은 포기가 커지고 개체가 늘어 무리를 지어 살고 꽃을 피우고 있다. 봄철에 몇 번 잎을 채취하여 아내에게 갖다주고, 이따금 농막에서 찌개에 넣어 취나물향내를 먹기도 하지만 칠월을 지나고는 그냥 참취가 자라고 싶은 대로 자라라고 방치를 한다. 무더위를 지나면서 송학산의 시원한 바람이 아침과 저녁에 불어 내리는 요즘은 내 어깨를 넘는 크기로 자라고 흰꽃이 요란하게 무더기로 피고있어 볼꺼리를 만들어간다. 참취꽃은 대개가 단정하고 고르지를 못하고 무언가 무질서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무리지어 핀 꽃이 백색의 요란함을 뽐낼 때에는 환상적으로 까지 보일 때도 있다. 추석을 만드는 밝은 달이 큰 원을 만들어 갈 때나 추석명절 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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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 피는 때돌밭의 뜰 2023. 7. 5. 13:55
텃밭의 무궁화가 작년보다 10여일 일찍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이 일찍 시작되었으니 여름도 이르게 왔고, 그러니 무궁화도 그만큼 이르게 꽃을 피워야 하나 보다 하고 꽃을 일찍 피우나 보다. 여전에는 무궁화가 꽃을 피우면 농부들이 배추씨를 떨구고 김장배추를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고 하나, 요즘에는 배추파종적기를 조금 지나고부터 시장상인들은 부지런하게 배추모종들을 팔기 시작하니 텃밭규모 정도의 농사라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별 지장이 없을 정도다. 작년에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배추씨 파종적기를 지나쳤음에도 8월 5일에 밭에 직파를 하였었다. 배추모종을 정식할 때에 직파를 한 관계로 배추의 성장속도가 그만큼 늦은 데다 고라니의 습격으로 잘 자라던 배추가 피해를 입어 꼴사납게 작은 배추로 김장을 했었다. 올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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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명당돌밭의 뜰 2023. 5. 29. 21:28
내 나름대로 설정한 텃밭의 명당 중 하나인 연못가 돌 자리에 떡하니 한 녀석이 올라갔다. 그 돌 자리는 홀로 앉아 명상을 즐기거나, 둘이 올라앉아 차나 막걸리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기에도 알맞은 자리이다. 네그루의 소나무 아래에 놓여있어 그늘져서 좋고, 연못의 노랑어리연과 텃밭 동쪽의 짙푸르게 우거진 나무숲을 바라보기에 기막히게 좋은 자리이다.지금 그 자리를 돌발주인의 허락도 없이 올라가 속세를 떠난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녀석은 돌밭 아랫집의 고양이다. 여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부뚜막을 찾지 않고 시원한 돌 자리를 찾는가보다. 돌밭주인이 비워둔 자리를 잠시 탐하며 앉았기로 손해 보는 것 아니고 고양이에게 보시하는 기분이 들어 고양이 마음대로 즐기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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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꽃향기돌밭의 뜰 2023. 5. 11. 10:56
개수대 옆에 자리한 오미자가 파이프터널 한쪽을 완전히 덮고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엊그제 농막과 비닐하우스를 오갈 때 내 코엔 아주 멋들어지게 상큼한 향내가 이따금 스쳐갔다. 웬 향인가하고 꽃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바로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감고 살며시 맡아보니 바로 그 향이다. 내 코에는 난향, 아니 보춘화 잔뜩 피어있는 안면도 야산을 걸을 때 봄바람에 실려 오는 춘란 향과 같은 미미하면서도 때로는 존재감을 세게 나타내는 향이랄까? 올해는 지난해보다 네댓 배는 꽃이 많이 피었고, 거름도 충분히 주었으니 낙과되는 일 없이 빨간 오미자가 알알이 주렁주렁 달릴 것이다. 텃밭작물들이 생각대로 잘 되는 건 아니라도 오미자가 자라고 모양 잡는 걸 보아서는 좀 욕심을 내도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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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 빗소리돌밭의 뜰 2023. 4. 22. 20:57
이십 년전에 산골에 밭을 장만을 하고 농막에서 잠을 잤을 때에는 아주 묘한 기분을 느꼈었다. 한여름을 달구던 뜨거웠던 해가 용두산을 넘어가면 곧바로 어두워져서 송학산 위에서 내려 부는 서늘한 찬바람이 농막을 뒤덮어 긴팔 덧옷을 찾았었다. 산 아래 마을에 집들이 몇 있었지만 농막창에서 바라볼때 보이는 집은 두 채 였었고, 그나마 해지고 한 시간 지나면 바로 소등하여 농막은 그야말로 적막강산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둘러 농막에 전기를 끌어들여 밤중의 깜깜함을 면하게 되었지만, 오밤중에 농막 홀로 불을 켜고 있을 때에는 사방의 어둠이 농막에 갇혀있는 나를 노려보는 기분이 들어 이따금 머리털이 고추서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칠흑속에서 소나기가 컨테이너농막지붕에 내려 퍼부을 경우엔 잠을 자다가도 요란스러운 굉음에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