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그리고 생각(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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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새벽일
어제 땀 좀 흘려서 피곤한 김에 평소보다 일찍 열 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아침을 수프와 우유 한 잔으로 간단히 하고 밖을내다보니 그닥 덥지 않은 듯 했다. 올해는 백태 심는 시기를 또 놓쳐 서운한 감이 있었는데, 늦었지만 그래도 다른 콩이라도 조금 심을까하는 생각이 나서 종자바구니를 뒤져보니 얼룩이강낭꽁이 눈에 들어왔다. 칠월 하순이 파종적기이니 오늘 심어도 좋겠다 싶어 호미를 꺼내들고 텃밭으로 나갔다.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약간 있는 날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빈 자투리 밭에 콩 심을 만한 작은 면적을 만들어가며 잡풀을 뽑아냈다. 그런데 조그만 풀모기들이 연거퍼 몸에 들러붙는다! 일단 후퇴하고 농막에서 모기기피제를 빈틈없이 뿌린 다음 얼룩이강낭콩을 심었다. 작은 밭에 기껏해야 강낭콩15 포기..
2024.08.03 -
폭우 후에 폭염텃밭
지난번 폭우를 피하여 텃밭을 떠나 2주일을 넘기고 텃밭을 찾았다. 시에서 설치해 준 텃밭진입로에 엄청난 폭우로 상처가 드러났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길이 세차서 넘쳤고, 그래이팅 옆으로 땅이 꺼지며 구멍이 생겼다. 다행히 조심스레 옆으로 통행을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땅이 꺼질지 몰라 불안하다. 마을이장에게 신고후 수해로 인정되어 시에서 복구작업을 해주겠다고는 하지만 큰 피해농가가 우선이라 추석지나야 복구작업을 해줄 꺼라고 한다. 그동안 다니기도 위험하고, 폭우가 더 내리면 더 크게 길이 파일 것이라 마냥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그래서 길 윗쪽 배수로 Y자 모양의 날개부분 주위에 생긴 구멍을 막는 작업을 하였다. 시멘트몰탈 40키로 3포를 투입하여 물구멍입구를 돌을 넣어 막으니 마음이 좀 편하다. 땅꺼짐..
2023.08.06 -
첫 딸기
올해는 벌과 나비를 가물에 콩 나듯이 본다. 작년만 해도 딸기밭에 꽃이 만발하면 웽웽거리며 꿀벌이 날아들었는데 요즘은 어쩌다 눈에 띄는 정도이다. 꿀벌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말하고들 있지만 살충제의 항공방제를 들고 있는 건 못 들었다. 분명 미국매미나방이나 중국매미나방이들이 난리를 쳤었고, 농사하는 이들의 하소연으로 항공방제를 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말이다. 작년에는 나방종류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올해도 아직은 기승을 부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공방제는 살충제를 목표구역에 공중살포를 하여 일대의 해충을 전멸시키는 방식인데, 그러한 공중살포를 하는 경우 해충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익충까지 전멸을 시킨다고 할 것이다. 살충제의 부작용으로 벌과 나비들이 떼 죽임을 당한 것은 아닐..
2023.05.29 -
설 차례상
새해 밝은 날을 맞으며 조상님들께 차례를 올렸다.해마다 살림살이를 줄여가는 노년백수의 입장에서 아내와 차례상의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자는 데에 이의 없이 합의를 하였으나, 그게 쉽지 않다!올해는 큰 아들 식구와 함께 다섯이서 차례를 올렸으나 지난해보다도 상차림 가짓수는 전혀 줄지를 않았다! 우리처럼 고기를 안 먹는 집에서 어쩌다 때맞추어 고기 조금 씹어볼까?육전을 줄였으니 손자녀석 잘 먹는 대구전과 호박전을 조금 부쳐 볼까?과일이야 늘 먹어야 하는데, 조금 신경 써서 설 전에 맞추어 구입하면 싱싱한 것인데 뭘....북어포는 우리가 즐기는 것이고 놔두었다가 육수를 내기도 하는 것이어서 항상 있는 것을 상에 올리는 거니 신경 꺼놔도 돼!산자나 떡 등은 제사나 차례 때에 한 상자씩 쟁여놓고 내가 이따금 즐..
2023.01.23 -
대방어회를 먹느라고
방어회 맛에 꽂힌 A가 어느 음식점에 가서 대방어회를 먹어보고는 최고의 맛이라고 칭찬하며 먹으러가자고 한다. 그 음식점이 대방어로 회를 뜨는 형편이 못 된다는 걸 잘 알기에 믿지도 않았고 딴 일이 있어 갈 수도 없었다. B가 A와 같이 점심을 하고 하는 말이 맛이 형편없었다고 하며 입맛만 버렸다고 한다. 인천에 대방어회를 제대로 하는 곳이 어딘가를 눈을 부릅뜨고 인터넷검색하며 찾아보았다. 상업적이거나 저질냄새를 풍기며 화면을 도배하는 것들을 추려버리고 나서 힘들게 찾은 어느 작은 가게에서 C와 함께 부부동반 저녁을 방어회로 하였다. C는 술꾼이라 그런지 소주를 두 병이나 마셨고 부인들도 저녁을 잘 즐겼다. 며칠 후 C가 B와 셋이서 대방어회를 먹자는 제안에 내가 먼저 갔던 음식점으로 가자고 했으나 C가 ..
2023.01.04 -
오늘을 살며
원래 잠을 잘 잔다. 괴로운 일이나 궂은 일이 있어 내일이 걱정일 경우에도 걱정한다 해서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니 잠부터 자는 게 상책이지 하며 잠부터 자왔고, 잠 또한 잘 자는 숙면을 한다. 그러니 평생 잠 못 이루고 괴로워하거나 수면제를 먹은 적 또한 한 번도 없다. 그래왔던 내가 요사이 며칠간 서너 번 잠이 잘 오질 않아 애를 먹다 잠을 잤다. 늦게 잠을 자고 네다섯 시간을 한 번도 깨질 않고 잠을 푹 자니 잠을 못자서 고생하는 것이 아니고, 일찍 자질 못하고 다만 늦게 자는 것이니 엄밀히 말하면 불면증하고는 거리가 멀다. 달포 전에 허리디스크수술을 한 이후로 낮잠을 자주 잔 영향이 있는가보다. 밤에 자려고 누워 두세 시간을 뒤척이는 경우가 자주 생기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텃밭생활을 할 ..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