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딸기

2023. 5. 29. 18:29마음, 그리고 생각

 올해는 벌과 나비를 가물에 콩 나듯이 본다.
작년만 해도 딸기밭에 꽃이 만발하면 웽웽거리며 꿀벌이 날아들었는데 요즘은 어쩌다 눈에 띄는 정도이다.
꿀벌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말하고들 있지만 살충제의 항공방제를 들고 있는 건 못 들었다.
분명 미국매미나방이나 중국매미나방이들이 난리를 쳤었고, 농사하는 이들의 하소연으로 항공방제를 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말이다.
작년에는 나방종류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올해도 아직은 기승을 부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공방제는 살충제를 목표구역에 공중살포를 하여 일대의 해충을 전멸시키는 방식인데, 그러한 공중살포를 하는 경우 해충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익충까지 전멸을 시킨다고 할 것이다.
살충제의 부작용으로 벌과 나비들이 떼 죽임을 당한 것은 아닐까?
그러한 생태계의 변화와 영향은 전문가들이 따져야 할 사항이지만,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환경을 선호하여 텃밭생활을 하는 돌밭주인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걱정되는 것들이 많다.

 올해 매실농사는 거의 망쳤다.
강전정 탓인지, 벌과 나비들의 출현이 없어져서인지, 이른 더위와 늧은 추위의 헷갈리는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매화는 꽤 달렸었는데, 매실이 달리질 않았다.
작년에 많이 달렸기에 올해 해거리를 하는 것이라면 좋을 텐데, 벌과 나비들의 떼죽음으로 수분이 되지 못한 영향이라면 이는 분명 농업전반에 관한 국가적인 큰 근심덩어리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파괴로 각종질병과 자연재해가 늘어나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는 곧 인류전체에 위해를 주는 제일 큰 요소라고 할 것인데 우리들은 그러한 변화와 위협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

 오늘 딸기밭에 풀들을 뽑다보니 기특하게도 딸기들이 꽤나 많이 달려있고, 익은 게 좀 있기에 땄다.
간식꺼리에도 못 미치지만 며칠 지나면 작년보다도 더 많이 딸 것 같다.
벌과 나비들이 없어 수정이 되지 않은 게 아니라 바쁘게 다니는 벌들을 돌밭주인이 보지를 못 한 것은 아닐까?
볼품없는 딸기 조금 먹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이 많아졌는데 쓸데없는 기우일까?
어쨌거나 벌들의 수난이 끝나고 양봉하는 이들의 걱정꺼리도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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