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6. 16:58ㆍ마음, 그리고 생각
지난번 폭우를 피하여 텃밭을 떠나 2주일을 넘기고 텃밭을 찾았다.
시에서 설치해 준 텃밭진입로에 엄청난 폭우로 상처가 드러났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길이 세차서 넘쳤고, 그래이팅 옆으로 땅이 꺼지며 구멍이 생겼다.
다행히 조심스레 옆으로 통행을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땅이 꺼질지 몰라 불안하다.
마을이장에게 신고후 수해로 인정되어 시에서 복구작업을 해주겠다고는 하지만 큰 피해농가가 우선이라 추석지나야 복구작업을 해줄 꺼라고 한다.
그동안 다니기도 위험하고, 폭우가 더 내리면 더 크게 길이 파일 것이라 마냥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그래서 길 윗쪽 배수로 Y자 모양의 날개부분 주위에 생긴 구멍을 막는 작업을 하였다.
시멘트몰탈 40키로 3포를 투입하여 물구멍입구를 돌을 넣어 막으니 마음이 좀 편하다.
땅꺼짐은 내 능력으로 판단하거나 복구할 부분이 아니기에 수해복구지원을 받을수 밖에 없다.
크던 작던 토목공사는 안전하게 완벽하게 해야하는데 시공업자들은 이익위선으로 눈가림으로 얼렁뚱땅 공사하는 경우가 많고,
더구나 관급공사의 경우 크던 작던 더 철저하게 공사하도록 공무원이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것을 크게 느끼는 요즘이다.
돌풍과 폭우로도 고추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잘 버티고 많은 풋고추를 달고있다.
지난 번 폭우 중에 쓰러지지 말라고 한 뼘 높이로 줄을 매주기도 했거니와. 주위의 잡초들을 그대로 방치해서인지 고추상태와 열매달림은 최상급이다.
앞으로 풋고추는 먹을 만큼 조금 따고, 홍고추로 맛 좋게 익도록 놔둘 것이다.
비실대던 땅콩이 폭우를 즐겼는지 실하게 세럭을 키우고 자방병을 흙속으로 부지런히 박고있다.
먼저의 땅콩종자가 좋지 않아 여주토종땅콩을 구해서 깍지 째 심었는데, 발아율이 신통치 못한데 비하면 지금의 성장은 아주 양호한 축이다.
새벽과 해질무렵을 이용하여 크게 자란 들깨모종 100여 개를 이사시켰다.
들깨포기에 들깨 하나가 아니라 서너 개씩 들어있어 들깨잎을 따면서 부실한 줄기는 아예 잘라 줄 예정이다.
들깨모종을 늦게 심으면 들깨알이 적게 든다고 하지만 모종을 그대로 놔두는 것 보다는 들깨잎을 많이 따낼 수도 있으니 더 많이 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연일 폭염경보하에 텃밭도 고생을 하고있다.
아무 것도 안하고 3분정도 서있어도 얼굴에서 땀이 흐른다.
뭔가를 움직이며 반 시간 쯤 일하면 양말까지 땀이 흘러내린다.
낼이 입추이고 23일이 처서이다.
아무리 태풍,폭염, 이상기후가 난리를 쳐도 계절의 수레바퀴를 제멋대로 빼낼 수는 없을 것이다.
텃밭은 입추부터 송학산에서 내려오는 저녁바람이 선선해진다.
한량이 용두산 너머로 해지면서 부는 송학산바람을 맞으며,
싱싱하게 자라면서 생기를 뿜는 작물들의 생의 찬가에 귀 기울이며, 오늘을 텃밭에서 사는 기쁨에 더욱 감사함을 새롭게 느낄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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