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의 뜰(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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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미루나무
텃밭에 있는 두 그루의 미루나무 중 비닐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미루나무는 높이가 25미터 쯤 된다. 돌축대 때문에 뿌리부분이 기형으로 꺽여 자랐는데 그 지름이 두 자가 넘는 거목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나무 전체가 기울면서 수 많은 잎들이 반짝이며 춤을 추는 모습이 멋들어진 풍경을 연출하지만 계속 커가는 중이라 언제고 쓰러질 것 같아 늘 불안하였다. 수 많은 잎이 반짝이며 율동하는 멋있는 모양을 즐기는 면이 있고, 산 아래 밭의 단조로운 풍경에 특이한 변화를 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높이와 크기가 커질수록 15미터 거리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와 농막에 위협이 그 만큼 더 커진 것이다. 얼마 전 송학면에서 장마철과 연계하여 주민피해예상대상물을 미리 정비한다기에 위험수목제거신청을 하였었다. 열흘만에 텃밭에 와..
2024.07.04 -
민들레 꽃밭
농막 개수대 뒤에 10여 크기의 토종민들레 꽃밭이 있다.토종민들레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매년 세력을 넓히며 텃밭주인의 보살핌을 받는 귀한 존재로 산다.텃밭의 토종민들레꽃이 만발하고 나서는 멋스런 씨앗풍선을 여기저기 이백여 개쯤 만들었다.녀석들이 날이 맑고 바람이 잘 불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저놈들은 아주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놈들이다.바닥에서 높이 올려 꽃을 피우고는 바람을 타며 패러글라이딩을 한다.그리고 잔잔한 바람결 타고 살포시 내려앉아 아래쪽의 끈끈한 발로 점찍어 놓은 데에 떡하니 꽃씨를 붙여놓아 이듬해에 후손을 퍼트리는 재주를 가졌으니 말이다. 엊그제 비 내리고 나서는 오늘내일은 비소식이 없다!저놈들이 번식여행을 떠나느라 기상청하고 이미 내통한 모양이다.다음번에 여행할 놈들은 다음 차례를 ..
2024.05.01 -
봄이다
봄바람을 외면할 수야 없지! 마냥 늦을 것 같던 매실이 드디어 꽃망울을 터트렸다. 울타리 역할을 하는 개나리도 1/3쯤은 노란꽃잎을 열었다. 토종민들레도 노란꽃들을 왕창 올리기 시작했다. 따뜻한 날씨가 연속되니 누가 봄 아니랄까봐 시위를 하듯이 텃밭을 꽃밭으로 만들어간다. 꽃만 넋 놓고 바라보면 좋겠지만, 딱히 농사 손볼 일 며칠 내깔겨도 좋겠지만, 그래도 텃밭에 왔으니 땀 좀 흘리며 부지런을 떨며 하루 최소 네다섯 시간은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연못청소도 이틀간 하여야 하겠고, 비닐하우스 보수도 이삼 일은 해야한다. 생각난 김에 비닐하우스를 먼저 다듬기로 했다. 비닐하우스 바닥을 휀스로 둘러쳐서 모양을 좋게 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지고 있던 고물 EGI휀스로 둘러쳤다. 한뼘 깊이로 묻어 ..
2024.04.05 -
아직 봄은 아니지만
세 달을 비운 텃밭이 궁금하여 영하의 날이 풀리자 바로 찾았다. 산골에 속하는 텃밭인지라 밤과 이른 아침까지는 여전히 영하의 날씨지만 해가 뜨면서 한낮에는 영상 10~15도를 기록하는 봄날이 분명하다. 땅이 완전히 풀렸다는 이웃 촌로의 말에 마늘이 웃자라 방한비닐 밑에서 고생할 것 같기에 서둘러 비닐을 벗겨냈다. 마늘 싹이 반 뼘이나 자랐고, 광대나물, 꽃다지, 큰개불알꽃, 쑥 등 잡초들이 듬성듬성 뭉텅이로 마늘 주변에 자라나있다. 한쪽으로 마늘주아를 반 됫박 뿌린 곳에서도 연약한 마늘 새싹이 올라와 기세 좋게 클 준비를 한다. 앞으로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진다 하여도 아침부터 기온이 오를 테니 한겨울을 지낸 마늘이 얼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크게 자란 잡초들을 뽑아주고는 유박거름을 골고루 흩어 뿌려..
2024.03.21 -
참취꽃
취나물 먹느라 몇 년 전에 텃밭 소나무 아랫쪽에 참취모종 열댓 개를 심었었다. 지금은 포기가 커지고 개체가 늘어 무리를 지어 살고 꽃을 피우고 있다. 봄철에 몇 번 잎을 채취하여 아내에게 갖다주고, 이따금 농막에서 찌개에 넣어 취나물향내를 먹기도 하지만 칠월을 지나고는 그냥 참취가 자라고 싶은 대로 자라라고 방치를 한다. 무더위를 지나면서 송학산의 시원한 바람이 아침과 저녁에 불어 내리는 요즘은 내 어깨를 넘는 크기로 자라고 흰꽃이 요란하게 무더기로 피고있어 볼꺼리를 만들어간다. 참취꽃은 대개가 단정하고 고르지를 못하고 무언가 무질서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무리지어 핀 꽃이 백색의 요란함을 뽐낼 때에는 환상적으로 까지 보일 때도 있다. 추석을 만드는 밝은 달이 큰 원을 만들어 갈 때나 추석명절 지나가..
2023.09.15 -
무궁화꽃 피는 때
텃밭의 무궁화가 작년보다 10여일 일찍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이 일찍 시작되었으니 여름도 이르게 왔고, 그러니 무궁화도 그만큼 이르게 꽃을 피워야 하나 보다 하고 꽃을 일찍 피우나 보다. 여전에는 무궁화가 꽃을 피우면 농부들이 배추씨를 떨구고 김장배추를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고 하나, 요즘에는 배추파종적기를 조금 지나고부터 시장상인들은 부지런하게 배추모종들을 팔기 시작하니 텃밭규모 정도의 농사라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별 지장이 없을 정도다. 작년에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배추씨 파종적기를 지나쳤음에도 8월 5일에 밭에 직파를 하였었다. 배추모종을 정식할 때에 직파를 한 관계로 배추의 성장속도가 그만큼 늦은 데다 고라니의 습격으로 잘 자라던 배추가 피해를 입어 꼴사납게 작은 배추로 김장을 했었다. 올해는 ..
2023.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