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취꽃
2023. 9. 15. 07:00ㆍ돌밭의 뜰
취나물 먹느라 몇 년 전에 텃밭 소나무 아랫쪽에 참취모종 열댓 개를 심었었다.
지금은 포기가 커지고 개체가 늘어 무리를 지어 살고 꽃을 피우고 있다.
봄철에 몇 번 잎을 채취하여 아내에게 갖다주고, 이따금 농막에서 찌개에 넣어 취나물향내를 먹기도 하지만 칠월을 지나고는 그냥 참취가 자라고 싶은 대로 자라라고 방치를 한다.
무더위를 지나면서 송학산의 시원한 바람이 아침과 저녁에 불어 내리는 요즘은 내 어깨를 넘는 크기로 자라고 흰꽃이 요란하게 무더기로 피고있어 볼꺼리를 만들어간다.
참취꽃은 대개가 단정하고 고르지를 못하고 무언가 무질서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무리지어 핀 꽃이 백색의 요란함을 뽐낼 때에는 환상적으로 까지 보일 때도 있다.
추석을 만드는 밝은 달이 큰 원을 만들어 갈 때나 추석명절 지나가는 쓸쓸함으로 작아질 때에 뿜어대는 달빛소리에 어쩌다 잠을 깨면 잠결과 함께 참취흰꽃무리속을 뚫고 들어가 보기도 한다.
작은 꽃도 들여다 보면 커지고, 더 예쁘고, 더 곱기도 하니 달밤의 참취꽃무리 속을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올해는 추석 전후로 2주일간을 달빛으로 참취꽃을 볼 기회가 없어 앞으로 며칠간 해질무렵의 작은 움직임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으로 대신하여야한다.
노땅이 어린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달빛아래 참취꽃달빛동화의 세계로 들어가는 즐거움을 취하지 못할 것이니 아쉬움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