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명당
2023. 5. 29. 21:28ㆍ돌밭의 뜰
내 나름대로 설정한 텃밭의 명당 중 하나인 연못가 돌 자리에 떡하니 한 녀석이 올라갔다.
그 돌 자리는 홀로 앉아 명상을 즐기거나, 둘이 올라앉아 차나 막걸리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기에도 알맞은 자리이다.
네그루의 소나무 아래에 놓여있어 그늘져서 좋고, 연못의 노랑어리연과 텃밭 동쪽의 짙푸르게 우거진 나무숲을 바라보기에 기막히게 좋은 자리이다.


지금 그 자리를 돌발주인의 허락도 없이 올라가 속세를 떠난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녀석은 돌밭 아랫집의 고양이다.
여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부뚜막을 찾지 않고 시원한 돌 자리를 찾는가보다.
돌밭주인이 비워둔 자리를 잠시 탐하며 앉았기로 손해 보는 것 아니고 고양이에게 보시하는 기분이 들어 고양이 마음대로 즐기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