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의 뜰(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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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꽃풍경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인가? 아니 그 보다 어버이날인데! 그런데 일요일이다. 두 아들 놈들이 목소리나 문자로도 나타나지를 않는다. 좀 더 지나면 나타날까? 그리고 돈봉투 넣었다고 기별을 할까? 아침 일찍 연못에 나가보니 돌보지 않은 탓으로 잡초들에게 둘러싸였다. 두 시간을 놈들을 뽑아내고 잘라내며 노동을 했다. 허리디스크수술한 후에는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은 고역이다. 작물들은 대부분 선호미나 긴자루 달린 호미낫으로 처리를 하지만 연못의 돌 틈이나 좁은 틈새에서 자라는 놈들은 부득이 앉아서 소형 갈고리낫으로 처벌하거나 손으로 뽑아내어야 한다. 대강 풀들을 제압한 후에 연못수면을 보니 한심하다. 노랑어리연잎이 빼곡하게 덮은 건 좋지만 연못아랫쪽에 심겨진 큰 버드나무와 연못가의 소나무에서 날리며 떨어지는 꽃거..
2022.05.08 -
들여다보면 참 예쁘다
텃밭이 풀천지고 풀들도 참 가지가지다. 경운기로 갈지 않고, 제초제와 비닐멀칭을 쓰지 않으니 텃밭은 풀들의 낙원이랄까? 지금은 애기똥풀이 노란색을 뽐내며 바람에 흔들거리고, 세력을 조금씩 넓혀가는 토끼풀이 이따금 큼직한 흰색의 둥근꽃을 삐쭉 올리기도 한다. 냉이꽃 군락은 여기저기 모종들이 자리를 잡아가자 씨앗이 여물기 전에 뿌리가 잘려 거름의 길로 들어섰고, 탐스럽게 커지는 쑥은 텃밭주인내외의 담백한 주전버리인 쑥버무리에 엄청 들어갔는데도 고랑마다 푸지게 붙어 살고있다. 텃밭에서 모종들을 정식한 후에 어린모종을 보호하며 흙의 보습을 돕기 위해 모종 아래 덥는 피복재로는 한뼘 넘게 자란 쑥대와 개망초의 어린 다발잎을 최고로 친다. 고랑과 빈 밭의 멀칭옹 잡초들을 거두다가 예쁜 꽃 두녀석을 마주하고는 낫질도..
2022.05.07 -
텃밭의 오미자
지난 해에 옆집 프로한테서 오미자뿌리 몇 개를 얻어 심었다. 마땅한 자리를 찾다가 개수대 옆 작은 파이프터널 아래에 심었다. 남쪽에 다섯 뿌리 북쪽으로 세 뿌리를 심었는데, 올 봄에 보니 남쪽에 심은 오미자는 작년에 자란 줄기가 모두 살아 싹트고 계속 자라 한 길을 넘게 자랐다. 엊그제 살펴보니 왕성하게 자라는 잎에 더하여 처음 보는 오미자꽃이 많이 피어있어 올해는 오미자청까지 만들 게 생겼다. 북쪽에 심은 오미자는 죽었으니 남쪽의 오미자가 3M높이를 넘어가 멋진 터널을 만들기를 기대하지만 어쩔지 모르겠다. 어쨌든 텃밭에 먹거리와 볼거리를 충족하는 명물을 얻은 기분이다. 오미자꽃은 다섯장으로 되어있고 예쁜 모양은 아니다. 빨간 오미자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 달려야 텃밭주인의 눈길을 끌 것이다.
2022.05.06 -
정자 자리는 산딸기 밭이라!
텃밭을 구입하여 땅을 고르고 난 다음 농막자리를 다듬고 나서는 밭을 가꾸기 이전부터 정자 자리를 다듬었다. 텃밭에 정자라니? 말하자면 농막이 주거지라면 정자는 별장이라고 하여야하나? 어쨌든 정자 자리는 언제나 눈길을 주고 지내지만 쌓아놓았던 돌무더기를 적당히 포클레인으로 고르고는 십년이 넘게 더 이상 진전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하긴, 농막을 두 번이나 자리를 옮겨가며 헛간을 붙이고, 22평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유지하였고, 데크를 붙이고, 텃밭을 다듬는 일들을 하여 온 걸로 볼 때에 팽팽 놀면서 순전히 게으름 핀 것은 아니니 한심하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리를 잡아 논 부분은 텃밭의 동쪽 산 아래에 연하여 있는 작은 도랑 옆이다. 정자 자리 남쪽은 조금 틔어 있으나 잡목이 자리를 잡아가고 그 ..
2022.04.27 -
텃밭의 소나무
텃밭 바로 북쪽에는 송학산의 싱싱한 소나무들이 있고, 150에 미터 거리에 제천시 보호수인 잘 생긴 소나무들이 있다. 그런데도 소나무 욕심이 있어서 텃밭을 구입하고 기초공사를 하며 샘물이 나오는 웅덩이를 이용하여 더 큰 연못으로 만들 때에 15년생 소나무 다섯 그루를 연못 바로 옆 서쪽에 심었다. 소나무 하나가 죽어서 지금은 네 그루가 주목 두 그루와 함께 연못과 어울리며 밋밋하기 쉬운 텃밭을 마치 정원처럼 운치있게 변화시키고 있다. 죽은 소나무 자리에는 텃밭에서 나온 바윗돌을 옮겨놓아 텃밭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쉼터로 만들었다. 그 바윗돌의자는 나름 멋진 텃밭명물이 되었다. 여름철에 그늘진 바위의자에 올라서 연못과 함께 싱그러운 작물들을 보면 그 자체가 텃밭에서의 최고의 즐길꺼리가 되며, 차 한잔 들고나..
2021.11.15 -
붉은 병꽃나무
농막을 출입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3년전에 나무젓가락 크기의 병꽃나무를 줄기를 잘라서 심은 것이 지금은 한길 쯤 자랐다. 지금 한창 예쁜 붉은색병꽃을 많이 피우고 나를 볼 적마다 방긋방긋 반기고있다. 병꽃나무가 우리나라의 토종인 나무로서 야생종이라하니 더욱 애착이 간다. 문간에 장미로 치장해볼까하고 두 차례 심어보았으나 추위에 적응을 못하고 죽기에, 인근 촌로의 집에서 자라는 병꽃나무를 잘라서 심은 것이 농막의 모양을 한껏 좋게 만들고 있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농막은 조그만 정성과 관심으로 부드럽고 예쁜 모양이 조금이라도 더해질때에 평화로움이 깃들어질 수도 있게된다. 꽃을 가꾸는 재주가 없어도 틈틈이 심고 가꾸면 텃밭이 정원으로 변해갈 것으로 믿기에 오늘도 곳곳에 숨어있는 야생화들과 뿌린 씨앗에서 ..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