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의 뜰(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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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민들레의 번식
텃밭에서 토종민들레를 길러왔다. 토종민들레의 용도가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흔한 서양민들레와 달리 어쩌다 존재함을 귀히 여겨 흰 민들레를 보면 농막 옆 큰 돌 축대 앞 양지바른 곳으로 이식하여 돌보면서 싹틈, 개화, 씨 맺음, 홀씨날림 등을 바라보며 생명의 신비로운 과정과 아름다움을 즐겨온 것이다. 몇 해 전에 흰 민들레가 확 줄더니 그 대신 노랑민들레가 무리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흰 민들레는 어쩌다 텃밭의 구석빼기에 숨어서 꽃을 피우기에 정성들여 캐내어 다른 밭에 옮겨 심고 있지만 번식이 신통치 못하다. 흰 민들레 밭이 노란민들레 밭으로 변한 이유까지는 모르겠으나 흰색을 노란색으로 바꾼 민들레도 토종임에 틀림이 없고, 이따금 그 무리들 속과 주변에서 흰 민들레가 꽃을 피우기에 언젠가는 온통 흰색 ..
2021.04.29 -
텃밭의 개울물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나 수면에 물줄기가 떨어져 내리는 소리는 때에 따라서는 차분한 마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고요의 상태에서 아득한 의식에서 내가 깨어 있음을 느끼게 하기 도 한다. 지금의 농막이 텃밭 안쪽으로 옮겨지기 전에는 텃밭 서쪽에 있는 작은 개울가에 있었고, 농막에 수도를 놓기 전에는 개울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였으며, 여름 한낮에는 뽕나무로 하늘이 가려진 개울에 작은 의자를 놓아두고 수시로 찬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책 읽는 즐거움을 즐기기도 하였다. 개울에 흐르는 수량이 적어 물소리가 신통치 못할 경우에는 위쪽에 파이프를 연결하여 물을 개울물에 떨어지게 하여 물소리를 크게 키워 물소리를 즐기기도 하였다. 지금은 농막의 위치가 개울에서 15미터 쯤 떨어져있 고, 텃밭 바로 아래쪽에 집이 하..
2021.04.29 -
봄이지만 아직 추워
어제 낮부터 오늘 오후 3시까지 계속 비가 내려 밖에 나가지 못하였다. 추위에 강한 야생화 몇 뭉치를 텃밭 입구와 연못가에 심은 것 말고는 난로 피운 농막에서 책 보는 게 한 일이다 봄이 이르게 왔다고는 하여도, 텃밭에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있다고는 하여도 아직은 춥다. 밤에는 전기난로와 온수매트를 켜고 지내야 한다. 농막 옆에 많이 퍼져있는 토종민들레는 꽃 피울 태세를 갖추어가고, 텃밭둘레의 개나리는 반쯤 꽃잎을 벌려가며 만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봄을 선언하는 매화꽃은 이제야 꽃봉오리에 색 단장을 시작했다. 여기저기에 작은 밭을 만들어가며 바쁘고 땀내는 봄을 지내야 하는 때에 푸짐하게 내린 봄비 덕분에 육신이 느긋하고 편하니 이 또한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맛이 아닐까한다. 토종민들레 개나리 ..
2021.03.30 -
그래도 봄꽃은 피는구나!
봄비가 고랑에 물이 채워지도록 흠뻑 내려 좋다했지만 미세먼지로 온 세상을 덮어 숨 쉬기도 힘들 정도다. 봄비를 잔뜩 먹은 부추밭 옆 한 평 밭을 그냥 놔두기가 뭣하여 마스크를 쓰고 삽질을 하고 흙을 고르고는 레드비트와 당근을 파종하였다. 마스크 쓰고 삽질해대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 옆의 부추밭 김매기 조금 더 하고는 호미를 던지고 말았다. 낼까지 공기가 좋지 않다니 밭에서 운동할 일이 없고, 몸 편히 뒹굴뒹굴 허리 펴고 지내는 게으름이나 즐겨야겠다. 갑갑한 마음에 잠시 밭을 돌아다니며 보니 비 내린 후에 꽃들이 많이 피었다. 제아무리 나쁜 공기가 극성을 부려도 봄바람 맞겠다고 솟아오르는 꽃봉오리를 누를 수가 없을 것이고, 벌 나비를 끌어들이겠다고 색향을 풍기며 손 벌리는 꽃잎을 막을 수가 있겠냐! 별거 아..
2021.03.30 -
관상용 구기자
텃밭이 넓어 어찌하다보니 구기자도 심었는데, 막상 구기자가 열려도 언제 수확하는지도 모르고 지낸다.여름철에 구기자열매가 벌레들의 공격을 받아 몰골이 형편없어 쳐다보지도 않고 지냈었는데, 겨울 되어 보니 열매가 또 다시 달려있다. 두 번째 개화 이후 결실이 되었나본데 수량은 많지 않다.익은 지 오래되고 영하의 추위를 지내서인지 약간 물러서 상태가 좋지 않고 맛을 보아도 산뜻하지 않아 따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다.구기자와 오미자가 건강약재로 좋다고는 하지만 어찌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꼭 먹을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텃밭정원의 한 구석을 예쁘게 장식하는 꽃과 같은 역할을 바라고 심은 것이라 심은 이후 죽지 않고 자라게 관리를 할 뿐 이었다. 아마도 내년에는 별스런 일이 없다면 예쁜 색을 가..
2020.11.28 -
가을텃밭정원풍경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