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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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사 (텃밭농사 정리)
4월말에 고추모종을 심고 나서 동네사람들한테 여러 번 훈수를 들어야 했다. 제천은 강원도 기후라 5월 중순에도 서리가 내리는 데 고추는 일러도 5월 10일 이 후에 심는 것이라고. 5월 6일인가 정말 서리가 내렸지만 다행스럽게도 뿌리가 활착이 되고나서 인지 피해가 없었다. 그 동안 고추이랑에 난 잡초를 두 번 뽑아내고, 인분주를 세 차례 주었다. 6월 말부터 먹을 만하게 열려 농막에서의 밥도둑을 고추가 전담하여 주었다. 5월 중순에 심은 열무는 벌레들의 공격을 그런대로 잘 견디어 주었다. 물론 목초액을 두 번 뿌려주어 벌레들을 쫓아주기도 했지만 온 몸이 상처투성이다. 그러나 좀 억세고 싱싱한 냄새가 마음에 꼭 든다. 이 번 밭에서의 5일간은 엄청난 집중호우로 고생을 좀 했다. 비 오는 날이 공치는 날이라..
2024.03.08 -
가을 텃밭
2주일이나 비운 뒤에 텃밭을 찾았더니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해 지면서 바로 추워지는 가을날의 써늘함이 밤새 추위를 만들며 농막을 감싼다. 한가위를 지나며 그믐으로 달려가는 산 아래 농막이니 적막함이 더하여진다. 저녁을 먹고 두어 시간 지나면 난방을 켠다. 들깻잎과 들깨꼬투리가 갈변되니 더 이상 놔두어 서리 맞을 일이 아니며, 들깨알을 밭에 흘릴 일도 아니니 서둘러 베었다. 땅콩은 2주 전에 반을 캤고, 어제 나머지를 캤는데 땅콩알을 굼벵이에게 많이 헌납하여 먼저 수확량보다 못하다. 김장배추는 그런대로 자라고 있지만 2주간 벌레를 쫓아내지 못해 잎이 많이 뚫려 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양호한 편이라 만족스럽다. 고구마는 그저 그렇다. 고구마모종 정식 후에 반 이상 죽어서 자급은 어림없다. 고추는 뒤늦게..
2023.10.11 -
들깨밭을 덮친 폭우
텃밭에 온 후로 일주일 내내 햇빛을 보지 못 하는 궂은 날의 연속이다. 비 덕분에 밭일을 하지 않아 몸은 편하지만 많은시간을 보낼 때도 많다. 김장용 배추와 무는 예상외로 잘 자라주고있어 딱히 더 돌봐줄 필요도 없으니 이따금 목초액과 막소주 소량 섞어준 물을 방충액으로 뿌려주어 벌레들을 쫒아내면 그만이다. 고구마 상태가 별로지만, 비가 그칠 때를 기다렸다가 극성스럽게 씨앗을 만들고 있는 바랭이를 뽑아내는 일 정도라 땀 뺄일도 없다. 그런데 엊그제 늦은 밤에 요란스런 빗소리에 깨고서는 밭고랑을 살피니 고랑에 찬 빗물이 가득하다. 지난 장마때보다 더 세찬 소나기가 내린 것이다. 어제는 농막 앞밭의 들깨가지가 부러지거나 쳐진 것들이 좀 있기에 정리를 해주고 묶어주고는 이제 비가 좀 그쳤으니 내일은 웃자라고 씨..
2023.09.19 -
땅콩농사
텃밭에 매년 거르지 않고 땅콩을 심는다. 집의 먹거리를 자급하는 작물 중의 하나인 땅콩은 밭의 이곳저곳을 옮겨가며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윤작을 한다. 콩과 식물의 잇점을 최대한으로 살려가며 밭 토양을 좋게 만들기 때문이고, 다른 작물의 연작피해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땅콩종자를 바꾸어보았다. 2년 전에 다수확종으로 신품종땅콩이라는 신광팔을 재배 하였다가 맛도 별로고 껍데기도 두꺼운 데다가 먹을 때에 목 넘김도 좋지 않아서 더 이상 심지 않으려고 종자를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는 여주에서 땅콩농사하는 농부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땅콩껍데기가 얇은 이른바 토종여주땅콩을 한 됫박 심은 것이다. 고소하기로 유명한 우도땅콩을 심어 보고도 싶었으나 다른 고장에서 재배하면 우도땅콩맛이 없어진다기에 제천과 가까운 여..
2023.09.19 -
개똥참외
개가 참외를 먹고 똥을 눈 곳에서 소화되지 않은 씨앗이 싹을 틔워 자란 참외를 개똥참외라 한다? 그래서 달지 않고 쓰다나? 그게 아니고, 사람이 잘 익은 참외를 씨가 들은 참외 속까지 먹은 후 배설한 똥을 밭거름으로 준 곳에서 소화되지 않은 씨앗이 싹을 틔어 열매가 열린 걸 개똥참외라 하겠지. 다른 작물 틈에서 거름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밭주인이 뽑아버릴까 말까 하며 망설이는 틈에 재빨리 참외를 힘들게 키웠을 것이고, 밭에 나가 풀 좀 뽑아라는 말을 들은 아이가 풀 뽑다가 작고 초록색인 예쁜 참외를 보고 이게 왼떡이냐하며 한입 베어 물었을 거다. 아이는 바로 퉤퉤하며 뱉어냈겠지. 오이나 참외나 제대로 익어서 크지 않으면 단맛이 없고 엄청 쓰다. 유월에 고추밭 두둑에 참외인지 오이인지 모를 녀석이 하나..
2023.08.20 -
김장배추 모종정식
올해에는 김장배추를 제대로 거둘 수 있을까? 작년에는 초기성장세가 좋았던 직파 배추를 한눈을 파는 바람에 고라니에게 싹뚝 잘려 먹히는 일을 겪었다. 다시 자라는 배추를 정성껏 돌봤으나 거둔 배추 50 포기가 장터배추 세포기만도 못한 참담한 농사결과를 얻었다. 올해는 종자직파를 하지 않고 배추모종을 구해서 60여 개를 정식하였다. 비워두어서 바랭이로 덮인 풀밭을 정리하고 예전보다 밑거름을 좀 더 준 다음 날 정식을 하였고, 이틀 후에 귀중한 인분주까지 흠뻑 뿌려주었다. 귀가 전에 뽑아낸 잡초를 썰어 피복을 하고 방충망까지 설치를 하면 해충과 고라니의 피해를 방지하리라고 본다. 돌밭의 배추는 비료를 못 먹기에 크기는 작지만 고유한 배추의 강한 맛이 있고 잎이 단단하고 고소하다. 배추밭 옆에 무밭도 만들어 작..
2023.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