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농사

2023. 9. 19. 13:28농사

텃밭에 매년 거르지 않고 땅콩을 심는다.
집의 먹거리를 자급하는 작물 중의 하나인 땅콩은 밭의 이곳저곳을 옮겨가며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윤작을 한다.
콩과 식물의 잇점을 최대한으로 살려가며 밭 토양을 좋게 만들기 때문이고, 다른 작물의 연작피해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땅콩종자를 바꾸어보았다.
2년 전에 다수확종으로 신품종땅콩이라는 신광팔을 재배 하였다가 맛도 별로고 껍데기도 두꺼운 데다가 먹을 때에 목 넘김도 좋지 않아서 더 이상 심지 않으려고 종자를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는 여주에서 땅콩농사하는 농부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땅콩껍데기가 얇은 이른바 토종여주땅콩을 한 됫박 심은 것이다.
고소하기로 유명한 우도땅콩을 심어 보고도 싶었으나  다른 고장에서 재배하면 우도땅콩맛이 없어진다기에 제천과 가까운 여주땅콩을 선택한 것이다.
텃밭을 시작하면서 여주땅콩을 심어왔지만 신품종이란 말에 혹하여 바꿔 심고 실패한 후에 다시금 토종화되었다는 여주땅콩을 모셔온 꼴이다.
텃밭의 토양이 마사토가 많이 섞여 물 빠짐이 좋아 땅콩을 재배하기에 적당하다.

부지런하게 남보다 일찍 씨앗을 뿌리지 않는 게으름으로 텃밭작물의 수확시기는 대부분 동일한 지역의 수확시기보다 보통 2주일 정도 늦다.
관행농법이 아닌 제멋대로의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하기에 파종과 수확의 때가 늦다고도 봐야 할 것이다.
남들이 땅콩수확을 한다는 말을 듣고 비 내리고 난 후의 심심함을 벗어나려고 땅콩 두 놈을 캐어봤다.
달려있는 땅콩은 적은 편이지만 알의 굵기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겉껍질의 무늬로 보아 제대로 여문 상태가 아니라서 최소한 열흘 이상은 더 햇볕을 보면서 땅콩알이 익어야 될 듯하다.
하긴, 매년 9월 말 지나 땅콩잎이 갈변이 되거나,  더 늦을 경우 첫서리가 내릴 즈음 땅콩을 수확해 왔기에 그리 서두를 일도 아닌 것이다.
들쥐나 굼벵이들이 알땅콩을 훔쳐먹지만 않으면 마냥 늦게 캐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왕 햇땅콩 맛을 보았으니 추석 전에 1/3 쯤 캐내어 모인 식구들 입에 고소함을 듬뿍  넣어줄까 한다.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텃밭  (0) 2023.10.11
들깨밭을 덮친 폭우  (0) 2023.09.19
개똥참외  (0) 2023.08.20
김장배추 모종정식  (0) 2023.08.19
미니사과  (0) 2023.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