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6. 16:49ㆍ농사
텃밭에서 사는 사과나무는 심은 지 15년이 넘었는데도 열매를 제대로 만들지를 못한다.
아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어도 키우는 과정에서 벌레에게 먹히고, 병에 걸려 풋사과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일본에서 사과농사 자연농법에 득도를 한 기무라 아끼노리가 온다하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예전에 심은 사과나무 열 그루는 환삼덩굴같은 억센 잡초의 공격으로 죽거나 접 붙인 부분이 꺽이고 뿌리부분에서 새로 나오는 꽃사과 같은 것으로 변하였고, 수형을 바로 유지한 사과나무는 겨우 두 녀석인데 한 번도 내게 익은 사과를 준 적이 없다.
일체의 농약을 쓰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으면서 자연상태에서 살거라하며 내깔겨 놓은 사과나무가 목숨을 유지하고 살기 급급힌데 주인이 뭐 좋다고 모양 좋은 사과까지 만들어 줄까?
성질 난 텃밭주인은 주인성향에 맞는 사과나무가 무엇일까를 찾다가 알프스오토메와 루비에스 묘목을 심었다.
심은지 3년 만에 알프스오토메 두 녀석이 사과를 꽤나 달았고, 루비에스 한 녀석은 서너 개 겨우 달았다.
미니사과라 그 크기는 꽃사과 보다는 훨씬 크고, 탁구공 보다 좀 작다.
일반적으로 사과의 경우 년중12번 정도의 살충살균제를 뿌려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 텃밭의 사과는 한 번도 농약을 접촉한 적도 없고 비료도 먹은 적이 없으니 그야말로 완전한 자연재배이다.
매실에 이어 사과도 텃밭주인 성향대로 키우는데 성공했으니 내년에는 실패한 사과나무 뽑아내고 병충해에 강한 미니사과를 10여 그루 더 심어야겠다.
내 밭의 대부분의 작물들 모양이 먹음직하지 못하고 상품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니사과 또한 그렇지만 텃밭주인이 맛 있게 먹어주면 그 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