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취미농군의 배추농사
2007. 11. 19. 23:41ㆍ카테고리 없음
텃밭의 배추를 보름 정도 앞서 심어야 했는데 늦게 심어 11월 초순에 거두질 못하였다.
딴에는 생육기간을 늘려보고자 그 중 잘된 배추 40여 포기를 막대로 대강 둘러치고 비닐을 덮었었다.
기상청자료를 검색하고 최근 4년 동안 11월 하순까지 영하 6~7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없는 것을 알고는 비닐보온을 하고 방심을 한 것이 잘못되었다.
오늘 새벽 6시에 제천의 기온이 영하 10.6도이다.
게다가 오늘과 내일에 걸쳐 비와 눈이 내리고 영하의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니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줄 알았다면 지난 번 텃밭에 갔을 때에 전부 뽑아오는 것인데....
잘난체하고 통 큰 배추를 먹어보겠다고 수를 쓴 것이 얼은 배추를 거두게 생겼다.
얼은 배춧잎을 돌려 떼어내면 속고갱이 가 빈약할 것이 뻔하다.
농사는 절기의 변화와 지역의 특성을 살펴 지어야하는데 초보농군 꼴에 잘난체하며 농사짓다가 금 배추를 모두 버리게 생겼다.
텃밭이 멀어 기동성 있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지 못하고 농사를 지은 것 또한 미련한 것이다.
며칠동안 텃밭에 가지를 못하고 애만 태우게 되었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고소하고 씹는 맛이 일품인 텃밭의 금 배추가 눈에 아른거린다.
물 먹지 않고 튼튼하고 싱싱한 텃밭의 배추가 영하 10.6도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멀쩡하게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