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을 품고 싶은 연못

2007. 7. 29. 18:51카테고리 없음

 

 텃밭의 연못에는 이름모를 수초가 자라고 있다.

작년에는 부레옥잠 비슷한 녀석들이 쪽빛이 나는 그런대로 예쁜 꽃들을 피우더니만 금년에는 그 녀석들은 모두 사라지고 볼품없는 버들잎 모양의 잎이 붙은 기다란 줄기를 사정없이 뻗어내며 수면을 장악한 놈들이 모양새 없는 꽃들을 수면 위로 올려 보내고 있다.

물풀이 연못을 장악하자 극성부리던 물이끼가 사라져가고는 있으나 암만해도 연못을 바라보고 있으면 크게 불만스럽다.

 고상한 녀석이 없을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고귀한 놈 없을까?

있다! 있고 말구!

연이다! 그런데 보통 연은 잎이 큰지라 텃밭의 연못에는 별로다.

수련이다! 애기 손바닥만한 잎을 가진 수련! 이왕이면 꽃도 품위 있으면 더욱 좋겠지!

 인터넷카페와 블로그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알아보니 수련도 엄청 종류가 많고, 제천 텃밭과 같이 추운 데에서 얼어 죽지 않고 자랄 수 있는 수련은 “헬볼라”라는 수련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 분을 제대로 만나 몇 가지 조언과 선물을 받았다.

수련의 아름다움과 고상한 자태와 어울리는 마음이 밝고 깊은 분이다.

게다가 나이도 같아 더욱 들뜬 기분이다.

텃밭에서 돌아와 보니 아파트 발코니에 함지박이 놓여있다.

헬볼라, 물양귀비, 노랑어리연 들이 가득 담겨있다.

함지박에 가득한 정성이 배달되어온 것이다.

 연못은 이미 수련을 맞이할 준비를 끝내었다.

물이 차갑지 않은 쪽으로 가장자리에 수련을 심을 자리를 손보았다. 물풀을 걷어내고 바닥의 흙을 좀 더 고르게 하였다.

연못에 인입되는 샘물이 좋아 한 겨울에도 얼지를 않는지라 크게 걱정할 바는 아니나 애기 돌보듯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내년에는 아름답고 고상한 자태를 보이는 수련이 연못을 기쁘게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