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4. 14:08ㆍ카테고리 없음
오랜만에 호사를 누려보느라 골프를 가기로 했다.
동반자는 아는 이가 둘, 내가 모르는 이가 한 분이다.
골프하는 비용이 꽤 비싼지라 무척이나 싼 곳인 수도권에서 먼 충주 산척에 있는 골프장에서 하기로 하였다.
18홀은 아쉬울 것 같아 27홀을 하기로 한 바, 티오프시간이 일찍 잡혀 새벽 4시에 출발을 했다.
나는 친구와 내 차로 갔고, 친구의 동생은 내가 모르는 이와 동행을 했는데...
10 여분 먼저 가고 있던 친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고속도로를 나오고 난 후 38번 자동차전용도로로 진입하여 좀 가다가 미끄러져 차가 돌면서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들 받아 박살이 났다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돌아버리며 부딪친 사고를 세 번을 보면서 갔었는데, 친구의 동생일행도 사고를 당했다니...
천만다행으로 두 사람이 다친데 없이 멀쩡하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나와 38번 도로를 타고 가는데 맞은편에서 승용차가 상향등을 켜고 역주행으로 오고 있다!
아니 주행이 아니고 서서있다! 깜박이나 더 켜지 않고 비러 먹을!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차는 두 번째로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받고 서있었던 것이다)
에구! 웬일이냐 놀래서 왼쪽차선으로 피하니 바로 돌아버린 시커먼 승용차가 중앙분리대에 붙어있다!
한 번 더 놀라면서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니 갓길에 두 사람이 서있다.
같이 골프를 하기로 두 사람이 사고가 난 자동차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곳을 좀 지나 세우고 내리려다가 그래도 좀 더 앞으로 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친구의 말에 일리가 있어 이십여 미터를 더 가고 난 후에 친구가 먼저 내렸고, 나는 아예 후미진 갓길까지 더 가서 정차를 하고 방한복으로 갈아입고 사고현장으로 가는 순간, 트럭이 쾅 꽝하는 소리를 내며 사고현장을 후비고 파들면서 전복을 하면서 미끄러진다.
어~~~!
사람들은 보이질 않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가 보니 친구와 친구동생은 다치지 않았고, 나머지 한 분이 큰 사고를 당했다.
친구의 동생은 112에 사고신고를 하면서 경찰의 권고로 가드레일 밖으로 나가면서 통화를 하는 순간 사고가 난 모양이다. 미쳐 일행에게 가드레일을 넘어 밖으로 나오라고 이야기 할 틈도 없이 말이다.
친구는 사고순간 10여 미터 앞쪽에 걸어가고 있었나보다.
첫 번째 정차 시 바로 내려 그 일행과 만나 인사를 했다면 어쨌을까?
내 차도 그 곳에서 미끄러졌다면?
21일은 충북도내 교통사고가 무지 많이 난 날이다.
눈비가 도로에 얼어붙어 최악의 노면상태였고 더욱 다리위의 길은 빙판길이었다.
감곡에서 텃밭으로 가는 길에 3~4중 추돌사고를 여섯 차례나 보았다.
길 옆 주유소 넓은 터는 사고차량들로 북적였고, 경찰차와 구급차들이 바쁘게 오고갔다.
텃밭은 이제 황량해져간다. 아니 벌써 황량해졌다.
텃밭에 5*9 미터 크기로 닭장 터를 만들고 있다. 비닐만 씌우면 비닐하우스로 쓸 수 있도록 번듯하게 만들려고 한다.
경사진 바닥을 흙을 삽과 쇠스랑으로 파서 고르는 작업을 하는데 돌출된 암반이 철봉을 박을 수 없게 한다.
다시 위치를 잡으려 하니 그도 귀찮고 흙 평탄작업도 뱃가죽이 등에 붙어야 할 힘든 일이라 그대로 진행 중이다.
해머와 정을 동원하여 돌출된 돌을 깨고 깎아 수평을 맞추고 기둥을 땅에 박지 않고 파이프 위에 고정하는 방식을 택하려한다.
이틀을 터를 고르고, 두 뼘 정도 길이로 돌출된 돌을 깨고 깎으면면서 몸을 혹사시켰다.
목격한 사고의 순간을 지우려고 해머를 내리치는 데... 그리고 쇠망치로 정을 쳐보지만 자꾸 생각이 난다.
에구!
인생이란!
사는 게 뭔지?
건강?
돈?
명예?
.
.
.
.
.
팔자?
운명? !
믿음? !
에구! 모르겠다!
내 사는 날까지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사고당한 그 분의 쾌유를 기원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유쾌한 라운딩을 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