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말 텃밭풍경
2022. 11. 5. 12:46ㆍ돌밭의 뜰
낼이면 11월이다.
가을 색으로 물든 텃밭주변이 내 보기에 참 좋다.
단풍색은 화려하지 않지만 겨울을 대비하는 자연스러움이 가득하고 잔잔한 느낌을 주는 가을색이다.
송학산줄기 아래의 텃밭이라 산중의 깊이를 느끼는 맛도 있어 낙엽을 떨구기 전에 자주 텃밭주변을 돌아다니며 가을 맛을 눈 속에 넣기가 바쁘다.
마늘을 심은 밭에는 수확 후 색 바랜 땅콩과 고구마의 줄기와 잎의 잔해로 덮어주고, 자색양파를 정식한 밭에는 들깨를 털어내고 남은 잎과 들깨깍지를 뿌려주었다.
얼음이 얼기 전에 그 위에 비닐을 덮어 보온을 할 것이다.
배추는 고라니 습격 이후에 망을 덮어 보호하여 탈이 없지만 성장모양이 아주 우습다.
무는 동치미용 종자로 심었는데 겨우 총각무보다 좀 커 철활대를 박아놓고 보온비닐을 씌워 열흘 정도 더 키울까 말까 고민 중이다.
늦게 파종한 서울배추는 전 부치거나 쌈으로 적당한 크기이다.
영하 5~6도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놔두려한다.
20여 개의 토란도 영하의 된서리 후에 시들었다.
서리 내리기 전에 거두는데 실기를 했다.
그래도 토란을 먹을 만큼은 상하지 않고 좋은 놈들 거두겠지.
늦둥이로 발아되어 땅꼬마로 자란 명아주가 단풍이 들었다.
기막힌 색을 발하고 있다.
쑥도 어쩌다 붉은 단풍이 든다.
요즘의 쑥은 쑥향이 매우 진하다.
좀 뜯어다 차로 만들어 마셔야겠다.
가을을 떠나기 싫은 작은 꽃들
(`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