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2. 23:35ㆍ돌밭의 뜰
텃밭에 화덕이 있고, 그 화덕을 활용하여 음식을 만들면서 여럿이 즐긴다는 건 참으로 재미나고 멋진 일일 것이다.
그리고 해가 질 무렵부터 어두울 때까지 화덕 불 아궁이 앞에 앉아서 타오르는 불빛을 쬐이면서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텃밭은 한층 낭만적일 것이며, 화덕의 불길은 텃밭주인과 텃밭을 찾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줄 것이다.
전기프라이팬 위에 고기를 올리기 보다는 숯불화로 위에 올려서 냄새를 풍기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며, 숯불화로 보다는 투박한 화덕에 불을 땐 후에 가마솥을 내리고 석쇠를 얹어 운치 있게 불을 쪼이면서 알맞게 익어가는 고기를 안주로 한잔 술을 걸치면 더욱 고급스런 풍취를 느끼지 않을까한다.
마늘과 양파를 심고, 무와 배추를 거두니 텃밭주인이 한결 여유롭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작물들 어루만지는 시간을 가지기 보다는 밭 만들고 도랑내면서 돌밭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급할 일이 없어 잠시 한눈을 팔고 텃밭에 어울리는 솥 걸이 화덕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왕이면 시중에서 흔하게 파는 쇠붙이로 만든 화덕보다는 직접 내 손으로 만든 화덕을 쓰고 싶고, 벽돌로 각을 밋밋하게 맞추어 보기에 싫증나기 쉬운 화덕보다는 돌밭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모양의 화덕을 만들고 싶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결과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을 정하였다.
*화덕자리는 농막 뒷쪽 돌 축대를 활용하여 주변과 조화롭게 어울리게 함
*텃밭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돌로 만들 것
*가마솥은 지름 40센티미터 내외의 크기로 걸 수 있게 함
*가마솥과 석쇠를 겸용할 수 있도록 함
*화구와 굴뚝을 제대로 설치하여 불씨가 주변으로 날아갈 수 없도록 함
* 화덕자리
* 화덕 틀
첫 작업으로 예전에 쓰던 헛간에서 나온 고물앵글을 잘라서 화덕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화덕자리에 놓아보았다.
화덕 틀을 고정하고 돌멩이를 적절하게 붙이면 되는데 돌멩이를 붙이는 시멘트 몰탈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많이 투입되어야할 것이다.
두 번째 작업으로 연못 옆에 다섯 평 밭 만들기를 하면서 돌을 많이 캐냈다.
모자라면 더 캐내고 남으면 굴뚝도 작고 큰 여러가지 모양의 돌을 활용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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