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가 고염나무로

2018. 9. 2. 23:50돌밭의 뜰

 텃밭에 15년 전쯤부터 감나무를 키우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었다.

겨울에는 아주 추운 곳이라 감나무 중에서 추위에 강하다는 종류로 차량, 감백목, 천성시, 신미 등의 묘목을 식재를 해봤으나 대부분 두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작년에도 8그루를 심었는데, 세 그루만 잎이 나와서 크고 있고 나머지는 나왔던 잎마저 떨어지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다.

죽은 듯해서 가지를 꺾어 보면 물기가 약간 있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내년에 잎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실패의 원인을 따져보면 여러 가지로 나온다.

너무 어린 묘목을 심었다는 것, 겨울로 접어들면서 월동준비를 충분하게 하지 않은 것, 묘목 식재를 할 때에 공을 들이지 않고 대강 심은 것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래도 분명한 것은 아무래도 내한성을 지닌 감나무라 하더라도 추운 지역에서는 매년 월동준비를 철저하게 거르지 않고 하여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겨울철에 두 삽 깊이이상의 표토가 땡땡하게 얼어버리면 추위에 약한 어린 감나무가 제대로 클 리는 없을 것이다.

내년 봄에는 다시 감나무를 심을 텐데, 어린 묘목이 아니고 3년 이상 큰 나무를 양지바른 자리에 제대로 흙을 고르고 정성을 다해서 심어보려 한다.

그리고 매년 잊지 않고 짚이나 보온재로 나무를 충분히 감싸고 나무 아래쪽도 낙엽이나 풀을 한 자 이상 높이로 덮어 볼 생각이다.



 12년 전에 감나무를 비닐하우스 동쪽 편에 심었었는데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었다.

그런데 감나무 접붙인 자리 아래쪽에서 여러 개의 싹이 나와 감이 아닌 고염으로 알고 베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다시 몇 가지가 또 나와서 예초기로 베어냈었다.

그리고서 오랫동안 보지 않다가 3년 전에 텃밭을 돌보다보니 역시 그 자리에 고염나무가 세 가닥 두 길 높이로 자라있었다.

참 끈질긴 고염나무다!

또 없애기도 측은하여 마냥 높게 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3미터 위의 가지를 잘라주고 곁가지를 좀 다듬어 주었다.

이제는 텃밭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돌봐주기로 한 것이다.

 이젠 어쩔 수없이 감만 못한 고염이지만 텃밭정원에 어울리게 자라는 수형을 갖추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옛날의 향수에 어린 달고 떫은맛을 가진 고염 맛을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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