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땀 내기

2020. 8. 16. 12:00삶의 잡동사니

 더워도 너무 덥다

오랜만에 새벽에 비도 내리지 않아 아침식사 전에 배추밭을 다듬었다.

열흘 쯤 뒤에 발아상태가 좋지 않으면 모종을 사서 심어야 하지만, 장마통에 물을 흠뻑 먹은 밭의 잡초를 깨끗히 뽑고 배추씨를 떨군지라 싹이 잘 날 것으로 기대한다.

배추씨와 무씨를 직파하고 나니 동 트기 전의 시간반의 작업인데도 온몸의 땀구멍이 활짝 열려 옷이 물 먹은 걸레와 같다.

땜낸 핑계로 점심까지 시원하게 농막 안에서 뒹굴어야겠다고 마음먹고 게으름을 피우는데 점심 전에 농막의 전기가 나갔다.

상수도공사를 하는 포클레인이 전기줄을 치는 바람에 전깃대위에 있는 퓨즈를 끊은 것이다.

점심을 빵과 떡으로 대강 먹은 이후 네시간 동안 앉아도 땀, 서도 땀, 농막은 한증막이라 더 땀!

전기기사가 와서 고칠 때까지 무조건 땀이 흐르니 아예 조금 더 흘리고 일이나 하자고 비닐하우스에 차광망을 새로 씌우기로했다.

찢어져 낡은 차광망을 벗겨내고 새로이 9M*15M의 차광망을 5.5M높이의 비닐하우스에 씌우느라 물병을 끈에 달아 던지는 작업을 하고

차광망을 끌어 올려 고정하는 기술을 발휘하느라 더 땀범벅이 되었다.

때 맞추어 전기기사가 전기연결을 하여 지친 몸을 편히 쉬게 하였다.

세상만사 귀찮아도 땀 좀 내며 일한 뒤에 개운하게 쉬는 즐거움을 갖는 것이 바로 낙원이다!

돈 주고 사는 즐거움이 어디 적절한 노동 뒤에 얻는 상쾌함에 비하랴!

*말복이니 몸보신하지는 아내 말 듣고 몇 가지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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