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6. 22:23ㆍ삶의 잡동사니
오늘 아침은 파란하늘이 군데군데 펼쳐지고 상쾌하다.
앞으론 더위가 있어도 그늘 아래라면 땀이 절로 식혀지는 계절일 것이다.
김장배추와 무는 그런대로 모양이 잡혔나보다 했는데 들여다보니 잎이 망사다.
땅콩과 호박고구마는 아주 맘에 드는 작황을 보이고 있다.
고추는 계속 달려가며 익어가고 있지만 적기에 따지를 못하여 거둔 거 이상으로 병충해로 헌납하고 버린 것이 많다.
영양토종고추인 칠성초를 스무 녀석 재배하고 있는데 작황이 썩 좋지 않다
다른 고추보다 노린재가 많이 꼬이고 빨갛게 익은 것을 제때에 따지 못하면 쉽게 물러져서 낙과되는 것이 많다.
텃밭에 기온이 오른 뒤 늦게 직파하여 살고 있는 세 녀석은 이제야 풋고추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거름기 부족한 곳에서 자란 관계인지 모양도 꾀죄죄하여 볼 품 없다.
내년에도 칠성초 모종놀이를 계속할 것인지는 생각 좀 해봐야겠다.
들깨는 가지를 늘리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싱싱한 푸름을 자랑하는 중이다.
들깨잎을 한창 따다 아내에게 바치고있다.
단호박 밭은 잎이 무성하고 호박께나 달려 몇 개를 따고난 뒤에는 장화를 신고도 밭에 들어가 호박 뒤져 찾기가 좀 거시기하다.
딴 밭으로 퍼지는 작은 호박 달린 호박순을 집에 따가는 맛을 주로 즐기고, 텃밭에서는 찌개에 푸지게 넣어 즐겨먹는다.
부추는 귀가할 때마다 한 소쿠리씩 따내는 즐거움을 꾸준하게 준다.
올해는 영양부추 맛도 제대로 즐기고 있다.
연못을 돌보지 않아 잡초가 극성이라 틈틈이 다듬고 있다.
긴 장마로 배수량이 많아 계속 소리내며 물이 넘치고있어 연못 바닥을 긁어내면서 노랑어리연을 많이 정리했다.
그리고 소나무 그늘 아래쪽으로 작약, 곰취, 참나물, 야생화 몇 가지를 심는 중이다.
작약은 태화산님이 2년 전에 주신 뿌리를 심은 것으로 농막 아래 양지에 심었으나 꽃을 못 보았고, 크게 자라지 않아 토질과 채광에 문제가 있는가싶어 그늘이 적당히 져서 약간 서늘하고 배수가 잘되는 연못 가로 여섯 녀석을 이사시켰다.
꽃이 안 피기에 성장에 문제가 있나 했는데 캐어보니 작약의 뿌리가 튼실하고 뇌두가 많이 자란 것이 내년에는 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요새 여름철 꽃들이 가을철 꽃들로 바뀌어 가는 중이다.
따가운 햇살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게 되면 텃밭의 야생화는 활발하게 피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칫 단순하고 멋없게 보이는 텃밭이 운치와 정감 있는 텃밭정원으로 둔갑이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텃밭의 결실을 거두기에 앞서 눈과 마음을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즐거운 계절을 한동안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