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가 달릴까?
2020. 7. 29. 13:33ㆍ삶의 잡동사니
오월 중순까지 호박고구마 모종을 오십여 개를 만들어 바치던 스티로폼박스에서 사는 고구마 몇 개를 임무를 다 마쳤다고 비트밭 옆에 쏟아버렸다.
집에서부터 두 달간 새순을 올려가며 모종을 만들던 씨 고구마인데 만져보니 썩지 않고 딱딱함을 유지하였다.
그 걸 먹기는 그렇고 그냥 땅바닥에 놔두어 텃밭에 들락거리는 고라니나 먹어라하고 지냈는데 고 놈 고라니는 쳐다보지도 않고 비트의 순만을 싹싹 뜯어먹는다.
고라니와 텃밭주인의 관심도 못 끌던 말라가던 고구마가 줄기를 뻗어가며 잎을 무성하게 올렸다.
밭으로 갈은 흙도 아닌 잘라진 잡초더미 위에서 땅속에 뿌리를 박으며 강한 생명력으로 호박고구마 일가를 이루는 것을 보면, 작물인 고구마가 잡초보다 더 강할 수 있다다는 것을 알고 귀한 생명의 경외감까지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고구마는 몇 개의 고구마를 흙속에서 만들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고구마줄기와 잎만 무성하게 자랄까?
호기심이 작동하지만 모종내던 고구마 밑을 헤쳐서 뿌리까지 조사하긴 좀 그렇다.
그냥 버려진 고구마의 운명은 모종으로 심은 고구마를 다 캐고 나서 확인해도 충분하리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방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새로운 방치농법이 어떤 효과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