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2006. 9. 12. 01:43ㆍ삶의 잡동사니
예초기를 가동하여 텃밭에 풀씨를 잡고 푹신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내니 메뚜기가 난리법석이고 개구리들이 어쩔 줄 모르고 허둥대고 땅바닥엔 벌레들이 숨을 곳을 찾아 헤맨다.
신나게 풀 베고 나니 더위가 가셨는데도 온몸이 땀에 절었다.
예초기에 휘발유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며 텃밭 마당을 서성이다 바윗돌 밑에 괴상한 놈을 보았다.
다가가서 보니 두꺼비다.
만지기가 거시기하여 막대기로 풀을 헤치니 구석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꼼짝을 안한다.
올 봄에 텃밭 연못에서 도룡용 알을 보았는데 그것이 아마 두꺼비 알이었나 보다.
두꺼비를 보며 텃밭에 조그만 흙집을 생각한다.
어릴 때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하며 젖은 흙이나 모래를 조그만 손위에 잔뜩 덮고 두들긴 다음에 슬쩍 손을 빼어 누구 집이 더 좋은가 내기하며 놀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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