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새싹은 역도선수
2008. 5. 10. 10:25ㆍ농사
텃밭에 심은 땅콩이 오랜 침묵 끝에 두 팔을 힘껏 뻗어 올리며 세상으로 나왔다.
잡초와 함께 나왔지만 땅콩의 출현은 뭔가 거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잡초들은 뾰족한 잎을 살살 위로 밀어내며 그 세력을 불려가지만, 땅콩은 처음부터 화끈하다.
땅콩 무게의 아마 열댓 배쯤 되는 흙덩어리를 힘껏 들어올리며 여러 이파리가 동시에 햇볕과 텃밭의 맑은 공기를 즐기려고 땅 위로 솟구치는 것이다.
메마른 텃밭의 흙이 땅콩의 발아를 막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말끔하게 벗어버리는 현상이다.
땅콩 이랑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솟구치는 녀석들의 세상 밖 출현들이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땅콩은 어김없이 풍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