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좀 심지그래~

2008. 5. 26. 14:33농사

 텃밭 아래쪽 촌로가 텃밭에서 어슬렁대고 있는데 찾아왔다.

촌로는 내 텃밭 옆에 벚나무묘목을 천삼백여 주 심어놓고 이따금 뒷짐 지고 올라와 밭을 살피고, 내가 있을 때엔 커피 한잔하러 농막으로 온다.

 오늘은 텃밭에서 어슬렁거리는 텃밭 주인을 보고 와서는 잡초에 덮여가는 밭이랑을 보고는 대뜸 하는 이야기가 “그냥 놔두지 말고, 뭘 좀 심지 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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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실 웃는 나를 보고 불쾌한 듯한 표정을 짓기에 “뭘 심었자나아~!” 했더니 눈을 껌벅거리며 밭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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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하는 말은 “에구! 이것도 고구마 농사라? ㅋ ㅋ ㅋ 풀약 좀 먹이라구우~!”다.

“걍 놔두 내 먹을 건 나오지이~. 뭘 약을 뿌리노오~?”

 

 커피 마시고 내려가며 고추이랑을 보고는 한 마디 더 한다.

“거름 좀 듬뿍 주라구~ 거름 안주고 풀약 안주면 먹을꺼 하나도 안나와아~~!”

이곳 사람들 말의 억양은 강원도의 억양 그대로이다.

“알았다구우~! ㅎ ㅎ ㅎ~”

촌로는 내가 밭을 갈지도 않고,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비닐멀칭 없이, 게다가 올해엔 농협퇴비 한포도 쓰지 않고 농사하는 걸 보고 혀를 끌끌 찬다.

그래도 고추밭에 병이 없는 걸 보고는 신기해한다.

그러나,

고추 열린 크기와 개수를 보고는 텃밭 주인을 언제나 한심하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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