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둘레길을 걸어보다

2014. 10. 31. 14:51나들이

 일요일에 딱히 할 일이 없어 동창생 녀석 둘에게 북한산이나 가자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모두 응한다.

그런데 불광동 사는 친구는 북한산 말고 안산둘레길을 한 번 걸어볼만하다고 그리로 가자고 한다.

오랜만에 동창생놈들 만나서 수다 떨면서 입 청소 하는 맛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싶어 방향을 틀었다.

 

 부자도시의 공원조성사업이라 그런지 인천의 문학산이나 철마산 둘레길과는 차원이 다르다.

뭔 산길이 그리 널찍하고 부티나게 만들어져 있는지 참!

남녀노소, 몸 불편한 이들 모두들에게 산속의 시원한 공기 속에서 매연에 찌든 서울의 주거지역에서 숨 쉬며 쌓인 노폐물을 뱉어내기엔 최고의 시설인 듯하다.

도로에서 나는 자동차 달리는 소리가 깊은 산속의 폭포수 쏟아지는 듯한 소리같이 들리는 곳들이 있기는 하지만 둘레길 조성이 울창한 수목들 사이로 잘 되어있고 방부목으로 널찍하게 마룻바닥같이 만들어 노인이나 아이들도 넘어질 일이 없이 숲길의 싱그러움을 깊이 들이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험이라면 개들이 너무 많다는 것!

웬 개들을 그리 많이 데리고들 오는지 참!

일부 구역은 견공출입금지 팻말을 붙여 놓기는 했지만....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메타쎄콰이어 숲을 걷는 맛도 있다.

시내로 내려오는 길을 연세대 쪽으로 택하는 데 이견이 없다.

예전에 걸어다닌 백양로와 조용한 숲속 청송대를 둘러보고 고풍스런 몇몇 오래된 건물들을 바라보고싶었지만 여기저기 공사판을 벌려놓은 곳이 많아 실망했다.

번잡한 연대앞길을 조금 벗어나 신촌역 쪽으로 가서 소주잔 기울이며 예전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며 추억에 젖고 보니 사십 여년 세월의 흐름을 서로의 얼굴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아래 벽돌집이 서대문형무소

                                   * 인왕산, 오른쪽 희미한 봉우리가 보현봉

 

 

                                                             * 연세대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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