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장아찌 쉽게 만들기

2021. 7. 5. 18:30삶의 잡동사니

 비가 내리기 전날 양파를 거두었다.

양파거두기는 아마도 풋고추 따는 거나 마찬가지로 쉽다.

둥글게 보이는 양파 부근에 호미나 작은 쇠스랑으로 흙을 누르고 들쳐 내면 동그란 양파가 쏙하고 나온다.

 비가 내리면 텃밭에서 할 일이 없다.

아니 할 일이 있어도 비 맞고 할 정도로 급한 일이 아닌 일이라면 비 갠 후로 미루면 되니 육체적으로 에너지를 소모시킬 일이 없는 것이다.

마냥 노는 일도 좀 지나면 놀기도 싫다.

뭔가를 생각하다가 캐내어 상 위에 말리려고 올려둔 맛깔스럽게 생긴 양파에 눈이 꽂혔다.

 

 

 그냥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서 먹는 거 보다는 장아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양파 몇 개를 집어 들었다.

장아찌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니 각양각색이다. 간장, 소금, 식초, 설탕, 소주 등을 몇 대 몇으로 섞어 끓이라든지, 몇 그램 씩 비율로 넣고 어쩌라,

고추나 마늘을 넣어라 마라는 등 여러 가지로 사람들 마다 각양각색이다.

소위 유명요리사의 요리방법은 끓여라, 어느 정도 식혀라, 설탕과 소금은 섞어라 마라, 소주는 넣어라 마라 등 더욱 가관이다.

웃기는 조리법을 일별한 다음 내 멋대로 내 맛대로 만들기로 하고는 농막에 있는 작은 유리병과 밀폐용기를 끄집어내서 그 중 제일 큰 유리병에 반쯤 간장, 식초, 물을 적당히 넣고 간을 본 뒤에 소금을 한 수저 넣고 맛을 보았다.

반 숟가락을 먹어도 짜지만 먹을 만하다.

그 다음에 50°소주인 강주를 소주잔만큼 부어서 맛을 보니 감칠맛이 더해진 맛이다.

양파를 넣으면 짠맛이 줄어든 제대로 된 맛이 나올 것으로 생각되었다.

양파를 먹기 좋고 병에 들어가기 쉬운 크기로 썰어서 큰 병에 넣다가 장아찌물이 넘치면 작은 용기로 부어가며 양파를 채웠다.

 

 다음날 점심에 쪼끄만 병을 열어 양파를 먹어보니 맛있는 양파 맛이다!

그냥 손쉽게 만든 양파장아찌도 내 입맛엔 유명요리사가 만든 것보다도 더 맛있다.

나 혼자 먹을 양이니 냉장고 한편에 넣으면 끝이다.

너무 비율이니 순서니 골 아프게 따지지 말고 대강 맛보아가며 쉽게 만들면 될 일이다.

올여름 농막에서 먹을 양파장아찌는 집에서 가져오는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해결되었다.

 (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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