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감자알
2008. 6. 25. 15:03ㆍ농사
올해 감자를 좀 늦게 심었다.
그리고 감자를 많이 심어보았자 잘 먹지도 않는지라 고구마를 많이 심고 감자는 오십여 포기만을 심었었다.
조금 심은 감자가 키도 제대로 크기 전에, 그리고 감자 꽃이 피기도 전에 비실비실하여 살펴보니 까만 털이 잔뜩 달린 노란 벌레가 감자 잎을 신나게 갉아먹는 것 아닌가?
작년까지도 그런 벌레를 그냥 방치하고 모른 척 지냈는데도 내 먹을 것은 남겨둔지라 올해도 내버려두었는데 올핸 그게 아니다.
하지감자 맛보려고 한포기 캐어내니 딱 탁구공만한 놈 한 알과 유리구슬만한 놈들 세 개가 달려 나온다.
몇 포기를 캐어도 결과는 비슷하다.
감자 열 포기 캐어도 작은 냄비 하나를 채우지 못하는 한심한 소출이다.
아무리 거름을 제대로 주지 않고 벌레들이 감자 잎 위에서 매일 잔치를 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너무하다.
올 감자농사는 아주 망쳤다.
집에 올 때에 한 봉지 담아왔다.
아내 왈 “아니 뭔 농사솜씨가 해가 갈수록 줄어든 대유?”
그래도 감자 서른 포기는 텃밭에 그대로 있다.
조금이라도 좀 더 크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누가 텃밭에 오기라도 한다면 작은 알이나마 바로 싱싱한 놈으로 쪄주려고 말이다.
내년에는 그놈의 감자벌레 보기 싫어 감자는 해를 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