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그늘
2006. 6. 3. 10:25ㆍ돌밭의 뜰
내 텃밭에는 유일한 그늘이 한군데 있다.
텃밭 동편 언덕진 곳에 커다란 두충나무가 두 그루 있고, 그 아래엔 혼자 털 푸덕 앉아 시간을 보내기엔 안성맞춤인 조그만 바위가 있다.
텃밭이 아무리 더워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찌는 더위에 토마토 지주에 쪼그리고 끈을 묶어 복사열에 턱에 땀이 똑똑 떨어지면 어느새 발걸음은 그 곳을 향한다.
그늘에 놓아둔 냉수 몇 모금으로 갈증을 풀고 습관적으로 오늘 일한 텃밭과 앞으로 일해야 할 돌밭을 내려다본다.
뿌듯한 기분과 고생스런 걱정이 동시에 몰려온다.
그늘이 있는 바위에 돌이끼가 멋을 더해준다.
두충나무 아래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공간은 열댓 평이 되는 곳으로 텃밭이 정리되면 소박한 6평 통나무농막을 지을 곳이다.
그 전에 널려있는 돌덩어리들을 정리해야하는 일을 해야 한다. 녹 슬은 쇠막대를 오랜만에 꺼내어 아마도 삼사일 동안 큰 힘을 써야할 것 같다. 돌무더기 평탄작업이 제대로 되고나면 기초공사, 통나무확보, 통나무가공, 황토구입, 기타 자재 준비 등 등 농사에 농막에 할일이 줄줄이 태산이다.
더위 피해 산을 타고 내려오는 자연풍과 그늘에서 온 몸이 시원하니 앞으로 땀 흘릴 생각에 머리가 바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