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외등

2006. 6. 3. 10:06돌밭의 뜰


 

작년에 남의 텃밭을 구경 갔을 때에 한더위 속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놈이 하나 있었다.

외등이다.

텃밭의 컨박스와 어울려 내 눈에 참으로 좋게 보였다.

한낮이라 외등의 역할이 없을 터 이지만 텃밭을 지키고 있는 모양이 예쁘다.

텃밭의 돌을 골라내니 여기저기에 쌓인 게 돌무더기라 내 텃밭은 좋은 흙 자랑이 아니고 돌 자랑뿐이 할 게 없다.

널려있는 돌멩이를 유용하게 쓸 일을 생각하다가 우습게도 그 사람의 텃밭외등이 생각이 나다니! 그 것이 고생의 길인 것을 모른단 말인가?

밖이 뜨거워 각목을 컨박스 안에서 자르고 못질하여 일단 틀을 만들었다.

틀에 맞추어 돌로 탑같이 쌓아올려 돌밭에 어울리는 외등을 만들 참이다.

시멘트가 전혀 보이지 않게, 간단한 농기구를 수납할 공간을 만들고, 이왕이면 새집도 만들어 줄까?

세상에 하나 뿐이 없는 외등을 만들려하니 쉽지만은 아닌 듯!

어쨌든 시작을 하고야 말았으니 한여름에 또 땀 좀 흐르게 생겼다.


또 골똘히 생각해야 되는 게 있다.

텃밭의 어느 위치가 좋을까?

장래의 멋진 외등을 어떤 넝쿨로 감싸야 더욱 멋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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