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11:24ㆍ돌밭의 뜰
텃밭에 있는 연못에 식구들도 늘고, 연못의 모양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가꾸면 보기 좋아지는 것은 사람이나 연못이나 매한가지인가보다.
그러나 연못의 물은 아직도 흐리다.
물이끼가 끼는 것을 여러 번 긁어냈지만 근본적인 방법이 되지를 못한다.
연못으로 유입되는 샘물의 양이 반으로 줄고, 물풀을 지난해에 모두 거두어낸 탓인지 맑은 물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연못 동쪽에 심은 마가렛은 일년 만에 그 세력이 세 배가 되었다.
연못테두리의 삼분지 일을 덮고 있다.
지금 꽃봉오리가 한창 달리고 있어 조만간 하얀 꽃으로 뒤덮을 기세이다.
연못 서쪽 바위틈 물가에 악착같이 붙어서 살고 있는 풀이다. 부들 비슷하게 생긴 녀석인데 몇 년째 캐어내고 뜯어냈지만 어느 틈에 나 보란 듯이 자라고 있다.
이젠 연못의 식구로 인정해주고 같이 살게 하여주려고한다.
연못 서쪽 위로 세 무더기 붓꽃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연못에 제일 일찍 자리 잡은 야생 붓꽃으로 텃밭 뒷산이 고향이다.
지금 뾰족하게 꽃망울을 키우고 있어 이 녀석도 다음 주엔 멋을 한껏 부릴 것이다.
지난 삼월에 양재동 꽃시장에서 두 알 사다 심은 조선백합이 튼튼한 자세로 솟기 시작했다.
모양이 좋으면 연못의 북쪽을 이 녀석들에게 내어 줄 것이다.
연못 안에 몇 가지 수련이 자라고 있다.
작년에 잡다한 물풀을 걷어내고 수련을 아끼는 분으로부터 초보자가 기르기 쉬운 헬볼라, 노랑어리연, 물양귀비등을 분양받아 연못에 심은 것이 한 겨울을 잘 지내 죽지 않고 그 잎을 늘리고 있다.
올해 그 세력이 좋아지면 연못 바닥에 정식을 하려고 한다.
연못 물가 바위 위로 백리향, 꽃잔디, 바위취가 자라고 있고, 연못 서쪽 돌무더기 아래로 금낭화, 하얀민들레가 있지만 아직도 약하고 심은 지 얼마 안 되어 볼품이 없다. 아마 내 후년이나 되어야 보기 좋은 상태가 될 것이다.
텃밭의 연못이 멋지게 되려면 아마도 삼 년 세월이 더 흘러야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