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이기는 텃밭작물들

2018. 7. 24. 10:52농사

 잡초에 둘러싸인 텃밭작물들은 의외로 건강하다.

지난번 장맛비가 엄청 내린 이후로 오랫동안 내려쬐는 뜨겁고 강한 햇볕으로 대지에 물기가 많이 없어지고, 사람의 체온을 넘나드는 기온으로 지쳐서 널브러질 만도 하지만 말라비틀어진 것은 찾을 수 없고 억센 잡초와의 고달픈 싸움에서도 죽어나자빠진 것도 없다.

적당한 잡초제어로 숨쉬기가 편한 작물들은 잡초가 아래에서 흙의 마름을 막아주는 덕분인지 이상기후로 나타나는 악영향 없이 싱싱한 색깔을 계속 뽐내며 성장을 계속하면서 열매를 만들고 있다.



 호박은넓은 잎이 땡볕에 축 늘어지긴 했어도 열심히 줄기를 뻗으며 앞으로 전진을 하고 있다.

 상추도 잎들이 축축 늘어지는 피로를 보이고 있으나 해질녘부터 아침까지는 기운을 바딱 차린다.

 땅콩은 지금 한창 꽃을 피워가면서 성장을 하고 더위에 지친 모습이 전혀 없다.

 고추는 잡초를 잡아준 이후로 인분주를 잘 흡수해서인지 반들거리는 열매를 많이 만들어가고 있으며 아직도 일체의 병변이 없다.

하지만 가물어서 그런지 아주 매운 맛이 강하다.

 고구마는 왕성한 성장세는 아니지만 이랑에 붙어서 자라는 모양이 다부져 올해에는 호박고구마를 충분히 수확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두콩은 이제야 세력이 강해지고 한창 터널 위로 뻗으며 잎새의 모양도 좋아지고 있다.

커다란 콩이 하나 달리긴 했는데 모양은 튼실하지 못해 앞으로의 결과가 어떨지 모르겠다.


  


 대파는 잡초 속에 묻혀있어 파밭인지 잡초 밭인지 모를 정도지만 한 뿌리 뽑아서 찌개에 넣어 먹는 데는 문제가 없는 듯하다.

땀 흘리기 싫어 잡초와 함께 적심을 해버렸다.

 가지모종 여섯에서 여덟 개의 열매를 딴 뒤에 모양이 잡혀가고 성장속도가 커지고 있는 중이다.

 방울토마토는 텃밭에 있는 동안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 적당한 간식꺼리로 자리매김을 했다.

인분주거름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중인데 비가 오고나면 어떨지 모르겠다.

 당근은 입이 심심하면 한두 뿌리씩 뽑아 먹는 데 작아도 향과 맛이 그럴듯하다.

 부추밭은 잡초제거가 잘되어 올해 꽃피우기 전에는 한 번 수확을 조금 할듯하다.

 들깨는 욕심이 지나쳐 열흘 전에 4백여 모종을 심었는데, 밑거름도 하지 않고 밭도 제대로 고르지 않고 무성의하게 괭이질 한두 번 하여 심었다.

마침 비 많이 내린 후라 죽은 녀석들은 없지만 주변 잡초를 예초기로 정리하는 과정에 싹둑싹뚝 잘리는 일이 좀 있다.

모종간격을 한 걸음으로 넓게 잡았는데도 오랜만에 예초기를 돌려서인지 예전의 실력이 아니라 땀을 더 흘린다.

 곰취는 농막 뒤와 연못의 그늘진 곳에 20여 개를 심었는데 올해에는 잎사귀를 따서 먹기가 애처롭다.

내년에 실하게 번식을 한 뒤에나 따먹을 만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번식이 잘 되면 모종 이십여개를 알맞은 터를 골라서 더 심으려한다.

 토란은 지난번에 고라니에게 잎을 바친 후 겨우 회복하여 원기를 찾아 가는 중이다.




 옥수수를 파종하거나 모종을 심을 시기를 놓쳐서 올 여름보내기에 한 항목이 빠졌다.

열흘 전에 뒤늦게 심은 씨앗이 발아하여 힘차게 자라고 있으나 너무 늦게 심어 수확은 한심하지 않을까한다.

초기성장이 좋게 복합비료를 처음으로 사용해볼까 하다가 초심을 유지하기로 하고 인분주 맛만을 조금씩 보게 하였다.

 열매가 열리면 좋고, 안 열려도 좋다는 나름대로의 텃밭농사개념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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