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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텃밭
늦게 겨울이 오나 했는데 오늘은 겨울이다. 새벽에 밖을 보니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아침 먹고 설거지하려 수도를 틀었더니 꼼짝 안 한다. 예년보다 늦은 겨울이 더 춥다고들 하는데 텃밭에서 서리를 처음 보는 날의 기온이 영하 5도다. 늙은 나이라 더 추운 게 아닐까? 어제는 연못 옆 소나무 아래에 돌을 정리하여 둘레를 쌓았다. 2톤 넘는 큰돌 사이를 내 딴에는 가지런하게 이쁘게 둘러쳤다 큰 돌멩이는 150킬로, 80킬로쯤 되고 작은 돌은 들기에 가벼운 것들이다. 큰 쇠막대기를 지렛대로 삼아 이리저리 밀으니 일할만 하다. 모양이 그럴듯하여 두 평 울타리 안을 정리하고 밭에서 계속 나오는 돌멩이를 채우면 좋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 가루를 뿌리면, 흔적 없는 내무덤으로 쓰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추위..
2024.11.18 -
씨마늘 파종
올해는 확실하게 더운 날이 오래 지속되었고, 그러한 더위가 이상스러운 기후라는 걸 확실히 알려주었다. 상강이 지난 지 열흘이 넘었을 때에도 추위가 일찍 찾아드는 송학산 아래쪽의 텃밭에 서리한 번 내리질 않았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많은 프로농군들의 농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고, 결코 일반적인 방법으로 하는 농사에 도움이 되지를 않고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올겨울은 예전에 비하여 더 춥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겨울이 늦게 오는 걸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요즈음의 기상예보도 매일매시간 바뀌는 게 다반사라 그에 의존하지 않는 버릇도 생기기도 한다. 텃밭에서 지내는 요즘 딱히 바쁘게 할 일이 없으니 몸이 근질거린다. 고구마를 캐고 난 밭을 평이랑 셋으로 만들어 밑거름을 예년과 달리 좀 많이 주고..
2024.11.16 -
경복궁 나들이
대학동창들 셋과 함께 경복궁 인근에서 한잔 술을 걸쳤다.얼큰달큰 돼지고기두루치기와 함께 마신 소맥에 흥이 겨웠다.일찌감치 식당을 나와 경복궁을 가로지르며 때마침 펼쳐지는 수문장교대식을 구경하고는 높은 돌담장을 뛰어넘을 정도로 낮춘 옛 미문화원자리에 조성된 들꽃정원을 돌아보았다.그리고는 인사동 나인트리 프리미어호텔에 올라 커피를 마시며 떠들며 추억들을 소환하였다.엄청 큰 호텔이 인사동에 지어지는 바람에 인사동의 예스러움이 날아가 버리는 현상을 보고는 모두들 커피 맛을 제쳐두고 서운한 마음들이 솟아다.어쩌랴! 시대가 변하면서 발전(?)하는 현상들을 반겨야 하는가보다!
2024.11.13 -
생일 모임
살다보니 오래 살았다?그런데 아직도 노인반열에 들지를 못하는가?옛날처럼 평균수명이 짧지 않아서인지 요즘은 웬만하면 90을 넘기며 살고들 있다.그래도 나이 들어가는 것이 점점 마음에 부담이 되어 감을 느끼는 세월을 지나고 있다. 처형, 처제 부부들 여섯이서 만 75세 생일모임을 덕수궁단풍에 취해 돌아다니며 점심을 하고,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러 천경자화백의 작품을 감상하고, 카페를 들러 환담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채웠다. 그리고는 어둠이 깔리는 거리를 걸으며 아내와 둘이서 47년 전에 혼배성사를 한 약현성당을 찾아 추억을 눈에 담으며 저녁미사를 보았다. 오랜만에 전철을 이용한 나들이였는데 전절로도 다닐 만할 걸 보니 아직 확실한 늙은이는 아닌가보다!(2024.11.12)
2024.11.13 -
텃밭풍경(시월말)
텃밭에 배추밭이 세 군데에 있다. 배추씨앗을 직파하여 잘 자라다가 더위에 지치고 벌레에 괴로움을 당하여 제대로 자라지 못한 배추들이 겨우 살아 열다섯 포기가 지친 몰골을 하고 있는 배추밭, 직파한 씨앗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여 시장에서 모종 반 판을 사서 오십여 개를 심은 배추밭, 남은 모종 버릴 수 없어 상추밭을 정리하고 열두 개를 심은 배추밭이다. 텃밭에서 지낼 때에는 배추벌레를 쫓아내느라 수시로 나름대로 만든 방충약을 뿌려주지만, 텃밭을 비울 때에는 달아났던 벌레들이 달려들어 배춧잎에 구멍을 낸다. 추석 지나고 더위가 가시면서 뒤늦게 배추들의 생육조건이 나아지자 병충해를 이겨내고 배추들의 모양들이 갖추어지며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 해도 앞으로 배추들이 성장할 날들이 길어야 2주일이니 ..
2024.11.01 -
곤줄박이는 땅콩도둑
올 땅콩농사는 빈작으로 알도 작고, 두 알 들이 땅콩보다 외 알 들이 땅콩이 더 많다.땅콩을 캐어내 비닐하우스 안의 작업대 위에다 펼쳐놓고 말리는 중이다. 수확량에 실망하여 물로 씻지도 않고, 자방병이 달린 것들도 떼어내는 손질도 안 하고 방치해 놨었다. 어제와 오늘 들깨 거둔 걸 다발로 묶어서 비닐하우스 안에 걸어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딱새 한 쌍이 드나들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지만 그 횟수가 잦고 땅콩알을 물고 가기에 자세히 보니 딱새가 아니다. 그리고 부리로 땅콩알을 뒤적이며 잘생긴 두 알 땅콩만을 물어간다. 두 팔 간격에 내가 서서 작업을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콩 물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연신 드나든다. 그 놈들이 번갈아가며 물어간 잘생긴 두 알 땅콩이 아마 백 개도 넘을 것이다. 안 ..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