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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모임
살다보니 오래 살았다?그런데 아직도 노인반열에 들지를 못하는가?옛날처럼 평균수명이 짧지 않아서인지 요즘은 웬만하면 90을 넘기며 살고들 있다.그래도 나이 들어가는 것이 점점 마음에 부담이 되어 감을 느끼는 세월을 지나고 있다. 처형, 처제 부부들 여섯이서 만 75세 생일모임을 덕수궁단풍에 취해 돌아다니며 점심을 하고,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러 천경자화백의 작품을 감상하고, 카페를 들러 환담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채웠다. 그리고는 어둠이 깔리는 거리를 걸으며 아내와 둘이서 47년 전에 혼배성사를 한 약현성당을 찾아 추억을 눈에 담으며 저녁미사를 보았다. 오랜만에 전철을 이용한 나들이였는데 전절로도 다닐 만할 걸 보니 아직 확실한 늙은이는 아닌가보다!(2024.11.12)
2024.11.13 -
텃밭풍경(시월말)
텃밭에 배추밭이 세 군데에 있다. 배추씨앗을 직파하여 잘 자라다가 더위에 지치고 벌레에 괴로움을 당하여 제대로 자라지 못한 배추들이 겨우 살아 열다섯 포기가 지친 몰골을 하고 있는 배추밭, 직파한 씨앗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여 시장에서 모종 반 판을 사서 오십여 개를 심은 배추밭, 남은 모종 버릴 수 없어 상추밭을 정리하고 열두 개를 심은 배추밭이다. 텃밭에서 지낼 때에는 배추벌레를 쫓아내느라 수시로 나름대로 만든 방충약을 뿌려주지만, 텃밭을 비울 때에는 달아났던 벌레들이 달려들어 배춧잎에 구멍을 낸다. 추석 지나고 더위가 가시면서 뒤늦게 배추들의 생육조건이 나아지자 병충해를 이겨내고 배추들의 모양들이 갖추어지며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 해도 앞으로 배추들이 성장할 날들이 길어야 2주일이니 ..
2024.11.01 -
곤줄박이는 땅콩도둑
올 땅콩농사는 빈작으로 알도 작고, 두 알 들이 땅콩보다 외 알 들이 땅콩이 더 많다.땅콩을 캐어내 비닐하우스 안의 작업대 위에다 펼쳐놓고 말리는 중이다. 수확량에 실망하여 물로 씻지도 않고, 자방병이 달린 것들도 떼어내는 손질도 안 하고 방치해 놨었다. 어제와 오늘 들깨 거둔 걸 다발로 묶어서 비닐하우스 안에 걸어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딱새 한 쌍이 드나들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지만 그 횟수가 잦고 땅콩알을 물고 가기에 자세히 보니 딱새가 아니다. 그리고 부리로 땅콩알을 뒤적이며 잘생긴 두 알 땅콩만을 물어간다. 두 팔 간격에 내가 서서 작업을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콩 물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연신 드나든다. 그 놈들이 번갈아가며 물어간 잘생긴 두 알 땅콩이 아마 백 개도 넘을 것이다. 안 ..
2024.10.14 -
9월말 텃밭풍경
새벽이 춥다.기온을 보니 영상10도 아래다.추석이 지나도 폭염경보하에 놓였던 가을 더위가 추분이 되자 서늘한 가을공기로 밀려났다.아직도 한낮의 햇볕이 뜨겁지만 맑은 하늘과 상큼한 습도를 머금은 불어오는 바람이 있기에 이마에 흐르는 땀이 싫지만은 않다. 고구마 밭 두 이랑을 캤다.호박고구마는 흙 속 깊게 박혀있어 호미로 캘 일이 아니니 아예 도라지 캐는 사지창을 동원하였다.고구마 크기가 일정하게 달려있지도 않고, 달린 개수도 제 멋대로 이지만 예상보다는 흡족한 수확이다.오월 초에 잡초를 대강 토벌하고 비닐멀칭도 없이 깊숙하게 모종을 심은 것이 그런대로 효과를 본 모양이다.일곱 개 이랑을 더 캐야하니 내일 하루 종일 땀 꽤나 흘릴 것이다.일차로 1/3쯤 수확을 하였고, 나머지는 시월 중순 이후에 수확하려고 ..
2024.09.28 -
초가을 텃밭
새벽이 춥다. 기온을 보니 영상 10도 아래다. 추석이 지나도 폭염경보하에 놓였던 가을 더위가 추분이 되자 서늘한 가을공기로 밀려났다. 아직도 한낮의 햇볕이 뜨겁지만 맑은 하늘과 상큼한 습도를 머금은 불어오는 바람이 있기에 이마에 흐르는 땀이 싫지만은 않다. 고구마 밭 한 이랑을 캤다. 호박고구마는 흙 속 깊게 박혀있어 호미로 캘 일이 아니니 아예 도라지 캐는 사지창을 동원하였다. 고구마 크기가 일정하게 달려있지도 않고, 달린 개수도 제 멋대로이지만 예상보다는 흡족한 수확이다. 오월초에 잡초를 대강 토벌하고 비닐멀칭도 없이 깊숙하게 모종을 심은 것이 그런대로 효과를 본 모양이다. 일곱 개 이랑을 더 캐야 하니 내일 하루종일 땀 꽤나 흘릴 것이다. 땅콩은 한심스러운 성적이다. 땅콩꽃이 필 무렵에 잡초를 뽑..
2024.09.24 -
처서 지난 배추밭
김장용 배추와 무 씨앗을 파종한지 한 달 지났다. 씨앗을 떨군지 삼 일만에 앙증맞은 떡잎을 보여주었고, 보름이 지날 때에 급히 귀가하는 바람에 벌레들을 막아줄 한랭사를 씌우지도 못 하였고 목초액도 뿌려주지를 못했다. 그리고 2 주일동안 텃밭을 비웠는데, 연이은 폭염경보하에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랐을 것이고 배추와 무는 비실대거나 고사했을 것으로 짐작되어 시장에서 배추모종 반 판을 구입하였다. 엊그제 느즈막한 오후에 도착하여 바라본 텃밭은 예상대로 풀천지이고, 배추와 무를 심은 밭은 바랭이와 쇠비름이 점령을 하여 배추와 무의 잎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잡초를 토벌하고 배추모종을 심으려다 염천하에 풀뽑기 싫어 하루를 농땡이치고 오늘 새벽에야 호미를 들고 궁디방석차고 배추밭으로 향했다. 어? 쇠비름과 바랭이들을..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