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가는 텃밭

2018. 10. 6. 15:11농사

 추석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고 습도도 낮아지면서 하늘도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날씨가 좋아 이부자리를 포근하게 하고 싶어 일광욕을 시킨다.



 작두콩이 예상보다 더 자라지 않고 콩도 더 달리지 않고 달린 콩도 두툼하게 크지를 못하니 파이프 터널에 이부자리 말리기에 안성맞춤이다.


                  



 텃밭의 잡초 밭은 온통 야생화꽃밭으로 변하여 눈요기하기 좋지만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예초기를 삼일동안 가동하여 우거진 잡초들을 토벌하니 100여 평이 평탄하게 만들어졌다.

내년에는 예전에 잘 되었던 쥐눈이콩을 심어볼까 한다.



 텃밭 동편 산자락에 토종밤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한참 밤이 떨어져있어 심심풀이하느라 작은 밤알맹이를 주우니 두 됫박이다.



 하늘 높은지 모르고 자라는 미루나무는 일찌감치 잎을 떨구며 겨울을 준비하는데 바람에 휘청거리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강풍에 쓰러질 경우 비닐하우스와 농막을 덮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자꾸 커진다.

비올 때 자주 부는 바람은 서풍이고, 미루나무 서쪽에 비닐하우스와 농막이 있어 그냥 괜찮겠지 하면서 지냈는데 녀석이 20여 미터의 크기로 자라고 나니 이제는 안전을 위한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중간쯤 잘라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마음이 불편하고, 당당하게 버티며 서서 윤기 나는 잎을 뽐내는 멋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없애버리지도 못하니 보호대책으로 굵은 밧줄을 중간에 걸어 동편으로 고정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배추모종이 좀 자랐을 때에 벌레방지를 하지 않고 놔두었더니 배추 잎이 망사로 변해간다.

뒤늦게 목초액, 우유, 막걸리 등을 뿌려대고 있는데 속이 자라가고 있는 때가 되어 제대로 자라기가 힘들 것 같다.

 

 무는 아주 만족스럽다.

벌레가 잎을 좀 먹고는 있으나 별도의 처방이 불필요할 정도이고 매끈하고 먹음직스럽게 커가고 있는 중이다.



 상추꽃이 진 후에 거두고 쪽파를 심었는데 늦게 자라난 상추가 쪽파를 추월하려고 한다.

쪽파의 자람에 별 영향이 없는 것 같아 그대로 놔두고 좀 크게 자란 로메인 상추를 솎아내어 즐기는 중이다.



 부추는 몇 번 잘라내서 먹었는데도 계속 잘 자라고 있다.

밭이 좀 작은듯하여 내년 봄에는 뿌리나누기를 하여 두 배로 늘려야겠다.



 들깨는 알을 충실히 키우고 있으며, 벌레가 잎을 뚫어놓은 것 이외에는 병충해가 전혀 없다.

단지 크게 자라지 못하였지만 얼렁뚱땅 무성의하게 심어놓고 거름도 제대로 안한 것에 비추어보면 불만을 표할 수 없다.

향이 짙은 들깻잎 천여 장을 아내에게 갖다 준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는데, 집에서 먹을 들기름은 충분히 얻을만하니 만족할 만하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고구마 두 뿌리를 캐고는 실성한 사람처럼 혼자서 껄껄대며 크게 웃었다.

잘생긴 고구마가 모양 좋게 때깔 좋게 나온 걸 보고는 족히 열다섯 관 정도는 수확하겠지 하고는 다음날 기세 좋게 고구마를 캤다.

그런데 완전 실망도 그런 실망이 없다.

얻은 거는 다섯 관도 못 되고 못생기고 째진 하품들이 다섯 중 하나니 원 참!

상품가치 없는 하품도 아까워 집에 가져왔는데 아내한테 이 이것도~ 농사라니 원 참!!!”하고 핀잔을 들었다.

다음에 손자 데리고 가서 땅콩을 수확할 때는 확실하게 어깨에 힘을 넣어야 할 텐데 걱정스럽다.



 늦게 심은 옥수수라 익어가는 것도 늦은가보다.

수염이 바짝 말라가야 좋을 텐데 마냥 늦장이다.

성급하게 큰놈 두 개 따보았으나 역시 여물지를 않았다.



 텃밭의 연못은 90% 정도를 노랑어리연과 가래가 덮어가고 있다.

차가운 샘물이 계속 넘치고는 있으나 물이 아직도 맑게 보이지는 않고 있으며 소나무와 주목에서 낙엽이 연못으로 떨어지니 좀 지저분하다.

매년 바닥을 긁어내는 귀찮음을 안겨주는 연못이니 편하게 즐길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소나무와 주목을 잘라버릴 수 없으니 그냥 자라는 대로 놔둘 것이다.

나무를 사람마음대로 다듬는 것보다는 저절로 자라는 대로 놔두는 것이 제일 좋은 자연이 아닐까한다.



나무를 어떻게 하는 것보다는 소나무 아래 있는 바위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주변을 다듬는 게 좋을 것이다.



 텃밭에 호두나무 두 그루 있는데 거름을 안 주어서 그런지 상태가 불량하다.

잎도 일찍 떨어지고 호두도 많이 열리지 않았고 호두를 까서 먹어보아도 맛이 영 신통하지 못하다.

내년에는 과수마다 거름을 충분히 주는 수고를 많이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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