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텃밭풍경

2018. 9. 23. 17:02농사

 여름철 폭염을 잊은 지 오래다.

벌써 농막에선 온수매트를 켜고, 새벽에는 에어컨으로 난방을 해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텃밭의 잡초들은 장마, 폭염, 호우로 이어지는 호기에 성장세가 작물을 뒤덮을 듯이 기세가 등등하였지만 지금은 풀이 죽은 지 꽤 되었다.

일주일 마다 예초기를 가동하여 웃자란 잡초들을 다스렸지만 지난 열흘간 잡초들의 키는 별로 자라지 않아 땀 빼는 예초기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세월의 지나감이 농사를 절로 하는가보다.

 

*들깨밭은 볼수록 기분이 좋다.

벌레 먹어 작은 구멍이 뚫렸지만 싱싱한 들깻잎을 천여 장 따서 아내에게 주고 농사 잘 지었다는 말을 모처럼 들었다.

들깨가 작지만 모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걸로 보아 아마 들기름은 사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촘촘하게 심었던 배추를 솎아내어 겉절이와 배춧국에 넣을 것을 얻었다.

속이 들 준비를 하는 단계라 크지는 않아도 쌉싸름한 맛이 풍긴다.

벌레 먹어 온통 구멍투성이라 벌레를 쫒느라고 목초액을 두 번 뿌려주었다.


*무는 벌레의 침범을 별로 받지 않고 잘 자라는 중이다.

무의 모양이 갖추어지는 걸로 볼 때에 배추와 달리 걱정 없이 성공적인 작황이 기대된다.

 

*쪽파는 참 쉽게 기를 수 있고 대파보다도 더 많이 쓰임새가 있어서 좋다.

2주쯤 더 지나면 뿌리부분이 굵어져 맛이 더욱 좋아질 것이다.

파란 싹이 나고 한 2주 지나면 파전을 해서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장을 하고도 쪽파김치 한 항아리 담을 것 같다.

 

*고구마는 상당히 좋은 작황을 예상하였으나, 두 뿌리를 캐어보니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이다.

아직 고구마를 키우는 중이라 하지만 크기가 작아서 불만족스러운 수확을 할 것 같다.

고구마밭에 거름이 부족해서 결실상태가 좋지 못한 것 같다.

 

*땅콩은 잎이 아직도 싱싱하고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밑을 보니 자방의 줄기가 실하고 달려서 자라는 땅콩이 많아 충분한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들쥐들의 익은 땅콩 약탈인데, 쥐약을 준비해놓고 아직 밭에 놔두지는 않고 있는 중이다.

 

*늦게 심은 오이가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아무런 병충해 없이 잘 자라고 아삭한 식감의 오이를 잘 만들고 있는 중이다.

네 녀석에서 열 개를 땄고, 일주일 후에 한 번 더 따고 그 후에는 달리는 것은 노각으로 만들까한다.


*옥수수를 늦게 심어서 이제야 알이 커가고 있다.

먹을 욕심에 서너 개 따보았지만 덜 여물어 맛도 없는 상태이다.

옥수수수염이 마르고 색이 짙게 변할 때까지 놔두었다 따야하니 아직도 보름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다.

 

*고추는 빨갛게 익고 깨끗한 상태로 달려있는 것들이 점차 줄어가지만 서리 내릴 때까지는 풋고추를 쉼 없이 생산할 것이다.

노린재가 많이 들러붙어 고전하는 몇 녀석, 잘 익은 고추가 열과로 갈라져서 못쓰는 것들을 많이 달고 있는 몇 녀석들이 있으나 대부분 건강하다.


*가지는 뜨거운 여름보다 확실히 열매달리고 자라는 속도가 줄었다.

그래도 잎과 줄기가 싱싱한 걸로 볼 때에 시월 중순까지는 쏠쏠하게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대파는 텃밭에서 들깨 다음으로 많이 심은 작물이다.

잡초에 묻히고 별 볼일 없게 생겼어도 뽑아가면 아내가 제일 반기는 작물이다.

시장에서 파는 왕대파보다 맛있고 부드럽기에 좋다고 한다.

많은 양이 심어져있어 반은 월동을 시켜볼 예정이다.

 

*작두콩을 지난 번 수확하고 이번에는 한 개도 따질 못했다.

뜨거운 여름이라야 잘 자라고 열매를 잘 만들고 키우나보다.

생각보다 성장세가 약해서 파이프터널을 완전히 덮지를 못했고, 콩깍지 키우는 속도가 팍 줄었다.

달려있는 콩이 전보다 작고 두께도 얇은 것이 앞으로도 많이는 수확하지 못할 것 같다.

 

*연못 배수구 옆에 물구멍이 뚫려서 한동안 수위가 줄었었는데 신문지와 비닐을 이용해 메꾸니 다시금 배수구로 물이 넘쳐흘러나간다.

연못 수면의 80%정도를 노랑어리연과 가래가 덮고 있어 가래를 자주 없애지만 계속해서 번식하고 있다.

오랑어리연과 가래의 공생에 문제가 전혀 없는 듯해서 놔두고 지켜볼 것이다.

연못가 돌 틈에 심은 백리향이 그 세력을 많이 넓히고 있고, 세덤 종류는 그리 활발하게 번지지를 못하고 있다.

큰 붕어와 작은 붕어를 많이 넣고, 물풀이 번식을 많이 하였고, 넘치는 물이 배수구로 잘 나가서인지 연못물이 많이 깨끗해져서 별도로 바닥청소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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