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뱅이의 옥수수
2018. 9. 2. 12:49ㆍ농사
어쩌다보니 올해엔 텃밭의 옥수수 맛을 보지도 못하고 지나버렸다.
까만 토종옥수수를 심기는 했는데 뭔가 잘못되어 발아된 것을 보질 못하였고, 생각 없이 지나다보니 아마도 발아된 것도 잡초에 묻혀서 죽었는지 내 장화에 밟혀 죽었는지, 어쨌든 작고 차진 까만 토종옥수수는 텃밭에서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텃밭의 옥수수가 끝내 아쉬워 남들 옥수수 다 따먹고 옥수수 대를 없애버릴 때를 지나서야 늦게라도 옥수수 먹겠다고 대학찰옥수수 종자를 사서 텃밭의 빈 공간 몇 군데에 심어놓은 것이 허리춤 높이로 잘 자라고 있다.
지금의 성장세로 볼 때에는 10월초순에는 늦 옥수수를 조금이라도 맛보고 즐기는 것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고, 그러한 기대 속에 귀한 인분주와 유박거름 추가시비로 옥수수를 북돋우고 있다.
같은 텃밭조건이라도 옥수수의 성장속도나 영양상태가 같은 것은 아니다.
종자를 서너 알 씩 심고 싹이 튼 후에 제대로 자라지 못한 녀석들을 솎아버리고, 한 자 쯤 자란 후에도 적당한 간격유지를 위해 몇 녀석을 베어 냈는데도 자라고 있는 옥수수의 크기가 크게 차이나는 것들이 있다.
아마도 밑거름이나 흡수되는 수분이나 주변의 잡초의 영향이 아닐까한다.
그래도 모두들 싱싱하게 쑥쑥 자라는 모습이 텃밭에 어울려 자주 눈길을 주게된다.
가을바람 선선하게 불고 해질녘에 송학산의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할 때에 여름별미인 옥수수를 뒤늦게나마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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