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타령

2010. 7. 19. 00:31삶의 잡동사니

 오랫동안 골프를 자주 치지 못하다가 요즘은 자주 필드에 나가게 되었다.

지금 쓰는 아이언을 산 것은 아마 10년쯤 되었는데 그 당시엔 애국심을 발휘하여 국산브랜드를 택하였고, 아이언세트에 거금 200여만 원을 투자하였으니 싸구려 채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아이언은 단조헤드로서 상급자와 프로들이 즐겨 치는 채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거나 스윙궤도에 문제가 생기면 치기가 어려워지는 예민한 놈이다.


 요즘 자주 필드에 나가는 것에 비추어 타수는 영 형편없다.

아니 오히려 점점 못 쳐간다.

이상하게 연습조차도 하지 않는 드라이버는 쨍쨍하게 나가고, 파온을 노리고 아이언을 휘두르면 여지없이 생크가 나니 한숨이 절로 난다.

 애를 써가며 생크를 잡고 보니 아이언의 비거리가 형편없다.

스윗스포트에 맞추지 못하고, 겨우 맞추다보면 거리가 나질 않고, 그러다보니 골프스윙이 총체적난국에 빠져들고 말았다.

초보 때 보던 골프교과서를 꺼내어 잠자기 전 눈 비벼가며 읽고 난 결과, 내가 나이를 먹은 것과 오랫동안 연습을 하지 않은 주제에 골프성적이 좋기를 바라며 욕심을 내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았다.

환갑이 넘어 몸의 유연성이 예전만 못하고, 연습도 하지 않아 골프근육이 약화된 상태에서 아이언의 솔이 얇고 샤프트의 강도가 센 놈으로 잘 치기를 바라는 것은 늙은이가 무거운 칼로 재빠르고 가볍게 휘두르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장고 끝에 아이언세트를 바꾸었다.

남 보기에 비싼 채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고, 비싼 골프채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터라 내 몸에 맞는 골프채로 피팅을 하였다.

 헤드는 교에이의 베가 201i 단조, 샤프트는 후지쿠라 롬백스 5E09로 플렉스 R2, 그립은 이오믹그립, 손에 착 붙는 느낌의 아이언으로 시니어골퍼에게 알맞도록 조립을 했다.

아마도 앞으론 아이언세트를 또 사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귀하고 비싸게 보이는 유명 골프채 세트는 아니라도 나에겐 비싸고 좋은 골프채로서 마음에 딱 든다.

 마음에 든다고 해서 잘 맞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연습을 많이 하고 길을 들여야 제 성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니 부지런히 땀을 빼야 한다.

이참에 배에 붙은 막걸리 살을 싹 빼내고 둔해진 허리에 기름칠을 해야겠다. 그리고  하체와 팔뚝의 골프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많이 하여야겠다.

 내친김에 싱글을 해본지 육년 만에 다시 싱글을 기록하도록 욕심을 내야겠다.


'삶의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설단상  (0) 2010.12.28
소래포구  (0) 2010.11.21
바다전망대  (0) 2010.05.31
시크릿 가든  (0) 2010.04.11
새해 해맞이  (0) 20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