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 11:27ㆍ농사
올해는 배추와 무를 완전자급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배추씨앗파종시기를 그만 지나쳐버렸다.
포트와 상토를 준비하지 못한 탓도 있고, 급하게 준비하느라 허둥대는 것이 싫어서 배추모종을 바로 심기로 하였다.
열흘 전에 배추모종을 얻어와 60여 포기를 심었는데 배추를 더 심을 이랑도 충분하고 김장배추 외에 저장을 해서 겨우내 싱싱하게 배추를 먹으려면 좀 모자랄 것 같아 종묘상에서 배추모종 한 판을 사서 추가로 심었다.
졸지에 배추 120여 포기가 텃밭을 실하게 차지한 셈이다.
배추모종을 심고 텃밭에서 나온 잡초무더기를 헤쳐 덜 삭은 잡초들을 배추 주위에 덮고 작년에 만든 유박거름 찌꺼기를 배추포기 사이에 듬뿍 공급을 하였다.
배추밭 만들 때 텃밭에서 만든 퇴비로는 좀 부족하여 인분주를 보충하니 거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서산에 해 질 무렵에 며칠동안 텃밭 샘물을 충분히 뿌려주었더니 싱싱하게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배추모종을 정식하고 바로 무 씨앗을 파종하였다.
김장 무는 50여 개를 얻을 생각으로 점뿌림하였고, 알타리 무는 텃밭에서 수시로 솎아내어 먹을거리로 쓸 요량으로 줄뿌림하였다.
텃밭에서 머문 날이 많아 물을 잘 뿌려주니 발아가 신통스럽게 되었다.
김장 무는 두 놈씩만 놔두었고, 알타리 무는 반 이상을 솎아내니 새싹무침거리와 된장국거리가 푸짐하다.
이왕 김장거리 손 대는 김에 쪽파도 한 이랑을 심었다.
발아를 돕기 위해 잡초 덤불을 살짝 덮어주었다.
싹이 나서 두 치 쯤 자라면 삭은 잡초를 쪽파 사이에 푸짐하게 넣는다.
그러면 캐어낼 때까지 손 볼 일이 별로 없다.
텃밭에서 김장거리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텃밭에서 인분주를 만들 수 있으면 더욱 쉬운 일이다.
제초제, 농약, 비료, 비닐멀칭 등을 전혀 쓰지 않고도 김장거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많은 양의 배추와 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집의 먹을거리를 얻는 것은 텃밭이 있는 한 조금 부지런을 떨면서 텃밭을 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