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19. 14:13ㆍ농사
팔월 중순이 넘어가니 김장할 배추, 무, 쪽파를 위한 밭을 만들어야한다.
오랜 가뭄에 방치된 밭 중에서 감자를 심었던 밭을 배추와 무 밭을 만들고, 대파와 상추를 심었던 밭을 쪽파 밭으로 만들기로 했다.
심한 가뭄으로 흙이 굳어서 삽질이 여의치 못하다.
흙 표면에 붙어있는 잡초들은 어찌나 단단하게 붙어있는지 맨손으로 뽑기는 힘들다.
할 수 없이 반시간 동안 물을 충분히 뿌려준 다음에 쇠스랑으로 잡초를 뽑아내고 여기저기 구덩이를 만들고는, 다시 반시간에 걸쳐 물을 충분히 준 후에 다음날 삽질을 했더니 한 삽 깊이로 밭을 갈기에 힘들지가 않았다.
배추모종 60여개에 4천원, 무씨는 작년에 심고 남은 것 활용, 쪽파 씨앗은 만원어치다.
배추는 작게 길러질 것이기에 30여개 얻으면 되니 사이사이에 심은 모종들은 크기 전에 뽑아 먹으면 되겠고, 무는 많으면 무청을 더 얻으니 50여개가 자라면 될 일이다.
쪽파는 기르기가 아주 편하고 활용가치가 많아 씨앗을 좋은 놈으로 골라 삼백여개를 골라 심을 것이다.
무더위에 탈진할 일이 아니라 해뜨기 전 두 시간과 해질녘 두 시간, 합해서 하루에 네 시간을 넘게 일을 하지 않으니 하루 이틀에 김장밭을 만들고 씨앗까지 심을 일이 아니다.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밭을 만든다.
그래도 하루에 두 번을 땀을 줄줄 흘리고, 목욕 두 번 하고, 빨래를 두 번하니 뜨거운 텃밭에서 조금은 고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요즘 한 삼일 동안 저녁 무렵으로 서늘한 바람도 불고, 새벽에는 제법 한기를 느껴 난방까지 하는 바람에 무더위는 많이 가셨다고 보겠다.
하지만 변함없는 가뭄으로 농사에 크나큰 걱정거리가 지금까지 가시지를 않고 있다.
땀 좀 며칠 빼면서 고생하여 집에서 먹을 김장밭 만들기를 잘 했다고 말하기에는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다.
에구!
어서 시들어가는 만물을 적시는 단비가 왕창 쏟아져야 할 텐데.......!
김장밭을 만들고 걷어낸 잡초로 피복을 하고는 뭉게구름 낀 하늘 쳐다보며 단비를 내려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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