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밭
2006. 8. 27. 23:47ㆍ농사
텃밭 아랫집 할머니가 배추모종을 한다기에 백오십 여 포기를 부탁하였다.
모종을 제대로 하여야 농사의 참맛을 안다고 하겠으나 포트판을 끼고 살 수도 없고 집에서 기를 수도 없으니 별 수 없이 할머니의 신세를 지기로 한 것이다.
배추농사 처음이니 오십여 포기는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것을 계산했으나 아무래도 헛농사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약 안치고 매일 지키지 못하면 벌레천국이 되어 몇 포기나 제대로 살까?
그래도 한번 해보는 거다.
다음 주엔 정식을 할만 큼 자랄지 몰라 부랴부랴 배추와 무 밭을 준비해야 했다.
감자 캐고 잡초를 베어내고 한달 넘게 방치한 밭이 간밤에 내린 비에 촉촉하여 삽이 푹푹 들어가 정신없이 이랑 넷을 만들었다. 그래봐야 이십여 평이다.
토질이 좋아 보여 밑거름을 생략하고 고무래질로 마무리 하니 새벽녘에 삽질 시작하고 세 시간 만에 그럴 듯한 밭모양이 나타났다.
온 몸을 땀으로 씻어내니 허기가 진다.
눈 뜨고 냉수 한 컵 마시고는 땀을 한 됫박 쏟아냈으니 몸무게 두어 근 줄었겠다. 마누라한테 또 한소리 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