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8. 00:24ㆍ농사
텃밭에 은천참외모종 네 개를 심었는데 나뭇가지로 무성한 잎을 들쳐보니 잘 익은 참외가 예상을 뒤엎고 계속 나온다.
덜 익은 참외까지 25개나 땄고, 주먹 크기보다 훨씬 크다.
벌레의 공격을 받은 잘 익은 참외를 먹어보니 꽤나 맛있다.
당도는 성주참외 상품에 비하면 많이 못하지만 씹는 식감이 좋고, 엉터리자연농법으로 얻은 것이라 물로 대강 씻고 껍질 째 마음 놓고 먹는 안심 맛이라 내 나름 특품판정을 하였다.
크기가 커서 한 번에 다 억지를 못하고 저녁후식으로 남겼다.
요즈음의 참외대세는 성주참외이다.
성주지역토질이 참외농사에 잘 맞고, 농사 기법도 발전을 잘 시킨 결과로 전국최고의 생산지로서 맛 또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딸기처럼 한겨울에도 달콤 아삭한 노란참외를 생산해내니 많은 소비자들은 노란 나이롱참외를 연중 먹거리로 즐길 수 있다.
농업기술의 향상으로 제철농작물이라는 말이 쓰이질 않을 정도로 딸기, 참외, 수박, 쌈 채소류 등의 농작물출하시기가 일정해지지 않고 연중이 되었다.
텃밭을 하는 이들은 텃밭을 하는 한 텃밭에서 나오는 제철농작물을 수확하고 먹는다.
은천참외를 겨울철 크리스마스 때나 구정 때에 먹는 신기함과 달콤함 보다는 얼굴에 줄줄 흐르는 땀을 손바닥으로 씻어내며 껍질째 우적우적 씹어 먹는 한여름의 더위 맛으로 먹는 제철참외로 느끼는 자연의 맛을 최고로 꼽는 건 역시 꼰대가 된 사람들만의 생각일까?
더운 텃밭에서의 게으른 휴식과 나른함을 멀리하고 이열치열의 방법으로 비닐하우스 안 건조장설치작업으로 진땀을 흘리면서 더위를 즐기는 이때에 제철나이롱참외를 한 삼태기를 수확하며 진한 여름의 향수를 느껴본다.
덜 익은 것도 몇 개 귀히 거두었으니 입맛을 부르는 달콤 짭짤 아삭한 장아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제철과일, 제철채소의 귀한 맛과 향수는 아무리 시대가 변하여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바탕으로 하는 제철농사가 바로 자연농법의 기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