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수확

2022. 6. 20. 15:37농사

 

 텃밭에서 작고 단단하며 맛좋은 육쪽마늘을 거두는 것은 수확량을 따질 필요도 없이 참 즐거운 일이다.

마늘을 심어 보았자 심은 씨앗의 여섯 배 내외를 거두는 어찌 보면 비경제적인 농사작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텃밭에서 얻은 마늘을 까서 뜨끈한 밥 한술 떠서 그 위에 된장이나 고추장을 쿡 찍어 바른 마늘 한 쪽을 얹고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맛은 텃밭에서 마늘농사를 한 사람들 만이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참맛이라고 할 것이다.

바로 따낸 두툼하고 쌉싸름한 상추를 겸할라치면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돌밭주인 조차도 삼겹살구이나 부들부들한 수육을 찾게 되는 식탐을 부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텃밭의 육쪽마늘이다.

 올해 마늘 농사는 극심한 봄 가뭄에도 불구하고 말라 죽은 거 없이 뿌린 씨앗 그대로 거두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거름을 풍족하게 주지 않는 텃밭에서 비닐멀칭 없이 잡초와 함께 지낸 마늘이니 알은 작지만 텃밭주인의 취향이 담긴 맛을 지녔다.

텃밭에서 얻은 마늘은 네 접이 넘지만 집에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까서 요리에 쓰고, 생마늘이 당길 때마다 고추장이나 된장을 찍어 먹으니 다음해 여름 전에 바닥난다.

김장때 쓰는 마늘은 단양이나 제전시장에서 별도로 구입을 한다.

넓은 텃밭의 작물들을 호령하며 기르면서도 텃밭주인은 제일 중요한 양념의 원료인 마늘과 고추를 우습게도 자급자족을 못한다.

자급을 하느라 욕심내면 비료와 농협유기질거름을 사서 적량을 쓰게 될 것이고, 많은 양을 얻으려면 많이 심어야하고, 관리하기 편하게 하려면 비닐멀칭을 하게 되고, 병충해로 작물의 몰골이 나빠지면 농약을 치게 되니 그러한 농사는 농사를 즐기는 텃밭주인의 생각과는 아주 먼 거리에 있어 택하며 행동한 적이 없다.

가능한 한 자연에서 욕심 내리고, 적게 얻어도 크게 웃으며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이 유지되는 한 지금과 같은 엉터리자연농법으로 농사를 계속한다.

그러니 남에게 팔기는커녕 가까운 이웃에게도 나누어줄 것이 없는 것이다.

 집에 가기 전날에 살펴보니 열흘 쯤 뒤에는 마늘을 수확할 때에 애를 먹을 수도 있겠다싶어 부지런을 떨며 좀 일찍 거두었다.

마늘밭이 바짝 마르고 잡초들이 무성해졌을 때에 마늘대가 삭아있으면 호미나 손 쇠스랑으로 흙을 찍으며 마늘을 거두다가 귀한 텃밭마늘에 손상을 입히기 일쑤이며, 잡초가 웃자라고, 비가 많이 내리면 마늘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도 몰라 제대로 캐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에 마늘수확의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지난번에 가뭄을 벗어나게 내린 비로 마늘밭이 푹신푹신해져서 마늘이 쑥쑥 뽑히기에 4접 되는 마늘을 아주 쉽게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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