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넋두리

2022. 6. 3. 18:27농사

 요새 날씨가 이상스럽다.

봄 날씨라고 할지 아니면 여름 날씨라고 할지 구분이 잘 되지 않고, 하루 중의 일교차가 섭씨15~20도 내외로 제 멋대로 왔다 갔다 하니 두툼한 옷 입었다가 바로 훌렁 벗어던지고 얇은 반팔 옷을 바꿔 입기도 한다.

변덕스런 기온과 함께 가뭄까지 더하니 밭의 작물들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성장하는 속도를 잊어버린 듯 부실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들깨 밭을 제대로 잘 늘려볼 요량으로 들깨모종밭을 정성들여 만들고자 두 평 모종밭 잡초를 싹 걷어냈다.

그리고는 삽질을 하니 세 치 깊이까지도 밭 흙이 메말라있다.

그러한 상태에서 이미 뿌리를 깊게 내린 작물들과 잡초들은 그런대로 버티지만 가뭄상태에서 정식한 작물모종들은 비실대며 고사하기 직전이다.

응급처치로 물 공급을 하여서 작물들이 목숨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프로농군들이야 장비를 동원하여 어려움을 극복하지만 어설픈 농사를 하는 이들은 허둥대며 땀 빼다가 힘들어서 포기하기 일쑤이다.

 

고구마 모종 2단 심은 건 죽지 않고 거의 다 살았다.

올해는 텃밭의 연못이 큰 역할을 했다.

배수펌프를 연못에 넣고 30여 미터 길이의 32미리 호스를 연결하여 하루에 두 차례 가동시켜 텃밭의 고랑들이 물에 잠기도록 하고 있다.

물뿌리개로 작물들 위로 물을 뿌리는 방법으로는 물이 밭 흙속으로 쉽게 스며들지 못하니, 고랑이 물에 푹 잠기도록 물을 많이 공급함으로써 밭 흙이 수분을 쉽게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오늘 아침엔 써늘하여 겉옷을 걸치고 땅 콩밭을 돌봤다.

땅콩을 심은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발아상태가 안 좋은지 잎줄기의 성장세가 양호하질 못하다.

새싹이 죽지 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작은 호미낫으로 잡초를 다스리고 흙을 적당히 보충해주고는 검불을 덮어주었다.

 

잡초 옆에서 무거운 흙덩이를 뚫고 나와 자라는 땅콩이 기특하다.


아침나절 지나서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에 지방선거사전투표를 하고 점심을 하고나니 햇볕이 뜨겁다
.

기온은 섭씨 27도라지만 직사광선 아래서는 체감은 엄청 뜨겁다.

아무래도 오후 5시까지는 농막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이다.

 

컨테이너 농막 입구에 붉은병꽃이 피니 모양이 훨씬 좋아보인다.

해질 무렵 두세 시간 텃밭의 바람결이 더위를 막아주면 매실 밭을 덮고 있는 잡풀들을 한 차례 베어주어야겠다.

매실은 화끈한 강한 전정에도 지난 해 보다는 훨씬 더 많이 달렸다.

목초액을 두세 번 뿌려서 벌레를 쫒아내면 지난해 못한 양까지 보충을 하리라 본다.

 

날씨가 종잡을 수 없는 것처럼 텃밭일도 그에 따라서 일정하지 못하고 멋대로 하게 된다.

소만이 며칠 지났는데 아직까지 참깨와 들깨 파종을 못하고 준비만 하고 있다.

실기하였으나 완전히 망치지 아니하고 모자라나마 좀 얻는 소출이면 기뻐할 일이니 씨 뿌림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겠다.

종자를 준비했으면 밭에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반은 이룬 것이리라.

 

두 평 밭에 들깨씨앗을 뿌려주고 잡초와 검불 자른 것을 덮어주었다.
토마토 유인줄을 설치하다보니 주변에 두더지가 굴을 팠다 .  장화 뒤꿈치로 꾹꾹 다져주었다 .  그대로 놔두면 좀 지나 잎줄기가 마르게 된다 .
요 녀석 피부색이 텃밭 흙하고 닮았다. 김매기 중 뛰쳐나와 도망도 안가고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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