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나들이(1)

2009. 12. 29. 23:29나들이

 오랜만에 성탄절연휴를 틈타서 남해안으로 놀러갔다.

하루를 온전히 벌기위해 새벽 다섯 시 전에 집을 출발하였다.

어둠을 가르고 질주하는 차안이 훈훈하니 이 번 여행은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아침은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우동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선운사에 산뜻하게 도착했다.

여러 번 선운사입구를 보고 되돌아갔지만 이 번에는 절 경내를 느긋하게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날이 흐려 선운산과 어울린 절간의 모습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는 풍경을 감상하고, 모처럼 절간 매점에 들러 솔잎차로 먼지 낀 머리를 씻어냈다.

내친김에 정신 차리는데 쓰려고 죽비를 하나 사고, 마음 다스릴 찻잔과 녹차를 한 봉 더 샀다.

 

 

 

 

 


 선운사를 보고나서 가까운 법성포를 찾아가니 짭짤하고 구수하기도 한 냄새가 온몸을 휘감는다.

연중 파리가 없고 공기가 좋은 법성포라 굴비가 유명하니 그냥 지낼 수 없어 굴비를 세 두름 샀다.

한 두름은 일년에 네 번 지내는 제사에 쓸 제수용이라 아내가 가능한 한 고급으로 준비하니 그 값이 만만치 않다. 

두 두름은 가볍게 먹을 굴비이니 중급으로 구입한다.

굴비 파는 상점에서 점심 먹을 식당의 음식수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점심을 하니 만족스러운 밥맛과 굴비 맛을 실컷 즐기는 데 실수가 없다.


 남도의 먹을거리는 언제나 나그네의 입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더구나 인터넷에서 조사하고 현지에서 가능한 한 확인하고 음식을 즐기면 언제나 대 만족이다.

 서둘러 길을 재촉하여 강진을 들러 다산초당을 찾는다.

다산초당은 여러 번 보았고, 인근에서 춘란을 탐색하며 즐긴 곳으로 예전의 향수에 기대를 하고 찾았으나 주변의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난립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산이 유배 가서 외로움에 떨며 지낸 모양새가 모두 없어지니, 다산초당을 찾고 선비의 기상과 고독함을 그려볼 마음이 모두 흩어져버렸다.

다행히 기념관이 제대로 서 있어 나그네가 어느 정도 안심을 할 만하다.

 

 

 


 완도는 삼년 전에 둘러보려고 갔다가 쏟아지는 폭우로 연육교를 건너지도 못하고 되돌아간 곳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개발되지 않은 수려한 풍광과 남도의 인심을 맛 볼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일찍이 점찍어 놨던 곳이기에 마음이 설레었다.

이왕이면 더 호젓한 곳으로 가고 싶어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까지 내달았다.

허나 그곳은 저녁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여 다시 완도읍내로 가 수산시장을 찾았다.

도미 두 마리와 광어 한 마리를 기분 좋게 입씨름하며 사서 회를 뜨고, 시장 이층으로 올라 푸지게 즐겼다.

남도여행을 하고나면 여지없이 몸무게가 반관은 는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무지무지한 인내가 있어야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것이다.

아내도 입 짧은 체 하지만 분명 늘은 반관의 몸무게를 되돌리려면 아마도 한 달을 보내야 할 것이다.

 아침에 보는 명사십리해수욕장은 날씨가 바쳐주지 못하니 그리 좋지 못하였다.

완도를 한 바퀴 돌아 나오며 남도의 맑고 멋진 풍광을 즐기려했지만 그 또한 신통치는 못하였다.

아쉬움은 아주 잘 가꾸어 놓은 완도수목원에서 모두 풀었다.

완도수목원은 적당한 산보로 피곤을 풀며 눈을 즐겁게 할 수 있어 꼭 들러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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