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3. 18:45ㆍ나들이
일본 미야자끼로 골프를 하러갔다.
생전 처음 가는 일본인데, 다른 일정이 없는 골프여행이므로 일본의 풍물을 충분히 접하는 것이 아니어서 매우 아쉬웠다.
첫날은 톰왓슨 골프장에서의 티오프가 늦어져 네 홀을 돌지 못하였다.
다음 날은 오전에 티업을 하니 여유롭게 골프를 하고 대형 마트를 구경하며 소품을 몇 개 사면서 일본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일본점원들 참 친절하다.
몸에 배인 친절이다.
상품을 구매하는 여부와 관계없이 엄청 친절하고 진지하다.
서로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도 열심히 설명하려 애쓰고 진지한 태도로 판매를 하려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주 친절한 곳으로 분류되는 은행에 근무한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일본인 점원의 친절은 그 급이 엄청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싸지도 않은 조그만 소품을 사는데도 지극정성으로 포장을 해주며 연신 웃으며 열과 성을 다한다.
우리나라 백화점직원이 아무리 친절하다 하여도 일본점원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허리를 90도로 굽히거나 아무리 웃는 낮으로 손님을 대하여도 몸에 배인 것이 아닌 경우에는 가식이 느껴진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2박을 한 쉐라톤호텔의 방에서는 골프장의 멋진 송림을 거쳐 남태평양의 수평선이 펼쳐지기에 기가 막힌 일출을 보지나 않을까 하며 이틀을 바라봤지만 구름이 끼어 일출의 풍경이 별로였다.
그러나 골프장을 휩싸는 새벽의 싱그러움과 짙은 향의 커피 한잔과 더불어 떠오르는 밝은 태양을 편히 바라볼 수 있었음에 만족을 하였다.
골프장은 우람한 송림으로 둘러싸여있어 한마디로 멋지고 좋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두 번의 라운딩을 한 톰왓슨 코스는 코스의 단조로움에 별 재미는 없었다.
귀국하는 날 즐긴 핀크스 코스는 벙커와 워터해저드의 조화가 잘 되고 코스 또한 멋이 있다.
세계 100대 골프코스 및 일본 내의 3대 코스에 손색이 없다고 할 만하다.
쉐라톤호텔의 온천은 소금물온천으로 인천의 해수탕의 물보다 못하다.
그러나 온천을 깔끔하고 아가자기하게 꾸민 솜씨는 가히 일본답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호텔에서 온천장으로 가는 길다란 회랑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걸어가고픈 생각을 하게하고, 먼지하나조차 보이지 않게 깨끗하게 유지하는 시설에 감탄을 할 만하다.
별 볼일 없는 재료로 명품을 만드는 일본의 정성과 기술이 묻어있는 걸 본다.
온천 탕에서 피로를 풀고 느긋하게 나와 머리를 말리는데 웬 젊은 여자가 드나들며 비품을 정리한다.
허걱! 나는 알몸인데... ㅎㅎ
그러나 그 여자의 시선이 나와는 관계없고 나 또한 이상함을 못 느끼게 되니 이미 나도 일본물이 들었나?
귀국하는 날 미야자끼 공항의 면세점에서 기념품을 사려했으나 가게는 아주 작은 것 하나인데 한국 사람들은 벌 떼 같다.
겨우 과자부스러기 몇 개 사고, 기내에서 선 크림이라도 하나 사려했으나 그 또한 차례가 늦다.
그런 걸 보니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렵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ㅎㅎ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좋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