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이강 나들이

2009. 8. 9. 23:46나들이

 찌는 더위에 풀 뽑을 일 없다.

새벽부터 풀매기와 예초기 작업 네 시간 넘게 하였으니 땀도 더 뺄 것이 없다.

점심 전에 두 번이나 빨래를 하여 널어놓았다.

바람이 한 점도 불지를 않아 텃밭은 열에 휩싸여있다.

시원한 냉수 한 대접을 마시고 선풍기 돌아가는 농막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편한 자세로 있어보아도 육신이 편하질 못하다.

찬물에 밥 말아서 상추, 풋고추, 마늘에 된장을 찍어 우물거리며 점심을 먹는다.


 농막 안에 갇혀서 더위를 피하는 게 참 답답하다.

라디오를 틀어보지만 참한 뉴스는 없다.

기분을 전환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주천으로 향한다.

텃밭에서 십여 킬로미터 거리에 주천이라 이따금 주천강을 찾는다.

기분이 내키면 주천에서 원주 쪽으로 이어지는 서문이강을 구경한다.

사람들 없는 한적한 곳에 마음이 드는 자리가 있다면 몇 시간 낚시를 드리운다.

 


 한창 더위에 한적한 서문이강도 여지없이 피서객으로 붐비고 있다.

장맛비에 지저분한 것들이 많이 쓸려나가서인지 예상했던 것보다 물이 아주 깨끗하다. 입추를 맞이하는 하늘이 높아져서인지 강물의 빛이 눈에 시릴 정도로 파랗다.

얕은 곳에선 모래와 자갈들이 투명한 물아래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뽐내고 있다.

 

 

 


 오전의 피로를 한낮의 강변 나들이로 풀어버린다.

흐르는 땀에 범벅이 된 얼굴과 온 몸이 자연이 주는 쾌적함으로 원기를 되찾는다.

 텃밭도 이 더위에는 지쳐있다.

해질 무렵 선선한 산바람이 불어오는 틈을 타서 텃밭은 또 텃밭주인을 부르고 있다.

 비온 뒤 하루 이틀이니 고추밭의 바랭이와 땅콩밭고랑의 쑥을 뿌리째 뽑기가 식은 죽 먹기이다.

 

 이 좋은 자연에.... 저렇게 소주 쳐마시고 병 내깔기는 인간들 사그리 잡아가는 귀신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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