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3. 11:43ㆍ농막
텃밭의 농막은 아주 쓸모가 많다.
그렇다고 농막을 많이 꾸미다보면 농막이 비대해져서 농막인지 집인지 모를 정도로 바뀔 수도 있다.
텃밭의 농막을 6평 이하로 정하는 이유도 농막이 집처럼 확대되는 걸 방지하는 취지에서 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 농막은 외형 크기가 3M * 7M 이어서 컨테이너농막으로서는 최대의 크기이다.
면사무소에서 농막크기가 얼마냐는 물음에 아무 생각 없이 3M * 7M 라고 말했다가 6평이 넘는다며 면직원이 내 밭에 실사를 나와 신고하기 전에 농막을 설치했다는 등, 컨테이너박스를 실제로 재보는 등, 농막에 붙어있는 헛간이 너무 크다는 등, 딴죽을 걸어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집과 멀리 떨어져있는 텃밭에서 놀려면 텃밭생활이 불편하지 않게 농막을 잘 꾸며야한다.
그렇다고 돈 들여가며 이것저것 많이 꾸미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물론 돈 많은 사람은 별 일 아니라지만, 아껴 써야하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은 잘못하면 농막이, 텃밭이 애물단지가 되기가 쉽다.
돈 안들이고, 돈 적게 들이고 텃밭의 농막을 꾸미는 방법을 잘 생각하며 텃밭생활을 하여야 텃밭생활을 잘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집과 텃밭의 고물들을 철저히 재활용하고, 쓸데없이 텃밭 일을 크게 벌이지 않아야한다.
그런데 텃밭생활을 하다보면 자꾸 텃밭시설에 손을 대야할 일이 많아지고 그에 따른 갈등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14년 전에 텃밭을 시작할 때는 무모하게, 쓸데없이, 분수에 넘치게 여러 가지 텃밭시설을 벌이기도 했다. 그래서 농사외적인 일에 낭비도 많았으며, 특히 농촌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구와 수공구, 전동공구를 구입하는 데에 많은 돈을 쓰기도 했었다.
농막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할 때는 사용빈도와 필요성을 잘 살피고 구입하여야 낭비도 줄이고 보관하는 귀찮음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일회성 일을 위한 공구나 비싼 공구류의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선목수인 텃밭주인의 경우에도 공구들을 사놓고 후회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텃밭에 귀틀집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한 가지에 30~40만 원의 거금을 들여 구입한 그루버, 마끼다 곡면대패, 체인톱 등이다.
텃밭에 설치하는 시설물 도한 경계의 대상이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것들은 아예 설치를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텃밭주인이 여러 가지들을 만들기 좋아해서 만드는 데 소일하는 즐거움을 누린다면 몰라도, 만들고 자주 쓰지 않으면 필요 없는 것들이 되고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집에서 쓰던 고물을 꽤나 텃밭으로 이동시켰다.
텃밭에서 쓰는 것을 굳이 새로 사야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집에서 뒹구는 고물들, 새로 구입했기 때문에 밀려나 버려질 운명에 처한 고물들을 텃밭으로 이동시켜 사용기한을 늘려가며 텃밭자산으로 등록시킨 것들이 꽤 많다.
식탁과 의자, 탁자, 스팀 요, 전기장판, 침대 후레임, 공구함과 소 공구류, 전기밥솥, 전기포트, 전기난로, 커피드립도구, 식기류, 라디오, 그리고 가지 수가 제일 많은 고물 옷가지들이다.
며칠 전 농막에서 사용하던 고물침상을 뜯어내어 농막출입구 앞에 설치하였다.
작지만 멋들어진 소형 데크가 만들어진 것이다.
농막 안에 신발을 신고 출입하느라 흙먼지나 물기가 농막을 더럽게 만들던 것을 출입구에 발판을 만들어 신발을 벗고 농막에 들어가게 하니 농막 안이 한결 깨끗해졌다.
고물침상을 빼내 데크를 만든 후에 집에서 쓰던 침대후레임을 조립을 하려하니 연결나사를 찾지 못해 새 침상 만드는 작업이 중단되었다.
연장함과 농막 안을 아무리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제길!
고물도 정리를 확실히 하여야 쓸데에 제대로 쓸 수 있는 것이거늘!
고물관리 잘못으로 체결볼트를 찾을 때까지 컨테이너박스 바닥에서 품위 없이 며칠 간 더 자야할 팔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