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누전차단기 고장, 말벌침 맞다
2021. 10. 30. 15:39ㆍ농막
아침 먹고 커피 내리려고 급탕기를 켜니 바로 누전차단기가 떨어진다.
농막의 전기공급이 3Kw라 온수기나 .조리기구를 최고온도를 올린 상태에서 급탕기를 켜면 누전차단기가 작동하므로 항상 조심스레 전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전기과부하가 없는 상태인데 차단기가 작동을 하였다.
온수기, 조리기, 급탕기의 등의 전원을 끄고 차단기를 올려보았지만 바로 떨어진다.
그래서 분전반의 배선스위치를 모두 내리고 다시 차단기를 올려봤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내 전기상식으로는 배선 이후의 전기기구에서 누전이 원인이 아니고, 누전차단기 상자에서의 누전이 원인이라 판단하고 전기분전반 덮개를 열어보았다.
분전반 안에는 여러가지 벌레들의 마른 사체와 먼지 등으로 꽤나 지저분하다.
농막의 청결상태를 언제나 잘 유지하며 생활한다고 자부해왔지만 그게 아닌가보다.
전기가 나갔으니 청소기로 싹 청소를 못하고 살살 지저분한 걸 치운 다음 차단기의 농막전기공급단자의 전선을 분리하고 차단기를 올려보았다.
역시 바로 떨어진다.
이건 틀림없이 누전차단기 자체의 고장이다.
이른 아침에 전기재료상이 문을 열지도 않았을 것이고, 전기기술자를 불러봐야 토요일 아침 일찍 출장하지도 않겠고 비용 또한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언젠가 누전차단기를 하나 사놨던 것이 떠오른다.
농막공사를 수시로 하는지라 전기공구를 많이 사용하니 별도로 차단기 하나 더 설치할까해서 사논 것인데 농막안의 잡동사니 상자에 그대로 있다!
크기는 작으나 다행스럽게도 용량이 같은 30A라 대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교체하고 작동해보았다.
시험테스트결과 이상이 없다.
고장난 누전차단기를 자세히 보니 1996년10월 제조이다.
컨테이너농막의 전 주인이 설치한 이후로 20년 이상농막의 전기안전을 위해 임무를 수행해 온 것이다.
누전차단기를 바꾸고나서 어제부터 작업하던 인분주배수관 정비작업을 하느라 장갑을 끼는데 왼손검지 끝쪽에 콩알같은 감촉이 느껴져서 웬 돌멩이같은 게 들어있나하고 장갑을 벗는 순간 어깨쭉지까지 묵직한 압통이 가해지며 검지손가락 끝이 엄청 아프다.
장갑을 털어내보니 말벌이 나온다.
검지 지문 가운데에 쏘인 자국이 보이기에 벌독을 빼내려고 입으로 10여분을 계속 빨았다.
왕탱이, 중탱이 말벌에 많이 쏘이고 물어뜯겨본 경험이 있는지라 별 것 아니겠지했는 데 점점 아푼 정도가 커지면서 어깨까지 이상한 통증이 올라간다.
오늘이 토요일이니 악화가 되면 쓸데없이 큰 몸살 이틀간 하겠다싶어 십여년 전 말벌에게 된통 혼난후에 치료받았던 제천서울병원에 가서 주사 두 방 맞고 약처방을 받았다.
텃밭으로 돌아와 늦은 점심 먹고나니 벌침효과인 지, 주사효과인 지 몸이 나른하고 눈꺼풀이 내려온다.
낮잠자는 버릇이 없지만 한숨 자봐야겠다.
오늘은 우울한 날이다.
나이 먹어 갈수록 기분 좋은 날보다는 우울한 날이 많은가보다.
그리고 우울한 날의 기분은 기분 좋은 날의 기분보다 훨씬 더 오래가고 많이 느껴지는가보다.
그래도 기분 좋고 마음 편한 날들이 많이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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